다시 오르는 시장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 돌아서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낮아지고 시장금리가 반등하자, 국내 주요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림세를 멈췄다.
2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들 4대 시중은행의 이날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43~5.48%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3.38~5.39%)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0.05%포인트, 최고금리가 0.09%포인트 올랐다.
지난 9일 시작된 온라인·원스톱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대환) 대출의 금리도 올랐다. 한 시중은행의 대환 대출 고정금리는 지난 16일 연 3.63%였으나 이날은 3.72%로 상승했다.
은행 고정금리가 오른 것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AAA 5년물 금리가 최근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3.705%까지 내렸던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이달 19일 3.895%로 올랐다. 일부 시중은행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기 위해 최저금리를 금융채 금리보다 낮게 책정하긴 했으나 은행의 조달 원가인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이 비용 일부가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게 불가피하다.
내림세였던 금융채 금리가 반등한 것은 연준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꺾이면서부터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 행사장에서 “과거처럼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시장을 실망하게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지난달 21일 71.3%에서 이날 46.2%로 떨어졌다. 지난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사견을 전제로 적어도 6개월 내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좀 더 낮은 금리를 찾아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열흘간 온라인·원스톱 대환 대출 플랫폼에서 4대 은행과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대환 대출을 신청한 건수는 9271건, 금액은 1조5957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건당 평균 신청액은 은행별로 약 1억3000만~2억원 수준이었다. 5대 은행 전체 평균은 1억7000만원이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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