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란 자매’ 라미란·염혜란 찰떡궁합 돋보이는 ‘시민 덕희’

김은형 기자 2024. 1. 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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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톱스타는 아니지만 지금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이들이 없으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지난해 송혜교와 고현정이라는 스타에 밀리지 않고 '더 글로리'(넷플릭스)와 '마스크 걸'(넷플릭스)을 온전히 자신의 드라마로 완성한 염혜란과 영화 '정직한 후보' 1, 2와 '나쁜 엄마' (JTBC) 등에서 활약하며 원톱 주연으로 자리매김한 라미란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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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 덕희’. 쇼박스 제공

레드카펫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톱스타는 아니지만 지금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이들이 없으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지난해 송혜교와 고현정이라는 스타에 밀리지 않고 ‘더 글로리’(넷플릭스)와 ‘마스크 걸’(넷플릭스)을 온전히 자신의 드라마로 완성한 염혜란과 영화 ‘정직한 후보’ 1, 2와 ‘나쁜 엄마’ (JTBC) 등에서 활약하며 원톱 주연으로 자리매김한 라미란이 그들이다.

한살 차이 나는 또래 친구이자 연기 경쟁에서는 서로 한치도 밀리지 않는 ‘쌍란’ 자매가 ‘걸캅스’(2019) 이후 다시 뭉쳤다.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한 중년 여성이 보이스피싱 일당을 검거하는 ‘시민 덕희’다.

라미란이 연기한 덕희는 2016년 보이스피싱 피해자이면서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김성자씨처럼 40대의 세탁소 주인이다. 화재로 세탁소를 잃고 세탁공장을 다니며 대출을 받으려던 덕희는 보이스피싱으로 3천만원이 넘는 돈을 사기당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다. 염혜란이 연기하는 봉림은 조선족 출신의 덕희의 동료이자 친구로, 덕희와 함께 범인 잡기에 나서는 인물이다.

‘시민 덕희’는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기지로 대규모 범죄조직을 잡는 수사물의 흐름과 용기있는 여성들이 펼치는 ‘걸크러시’의 활기가 평이하게 배합돼 있다. 언론 공개 뒤 “기대보다 재밌다”는 반응이 쏟아진 데에는 스크린 안에서 평이한 흐름을 쥐었다 풀었다 하면서 편안한 웃음과 때로 가슴 짠한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두 배우의 호연이 큰 역할을 했다. 인터뷰에서 염혜란이 “여성 캐릭터를 확장한 대표 주자”라고 추어올린 라미란은 모성애, 악바리, 푸근함 등 단선적인 중년 여성 캐릭터를 뛰어넘는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유일한 동아줄이었던 대출 사기를 당하고 당황해 허둥지둥 대는 모습부터 중국에서 보이스피싱의 내부 고발자인 재민(공명)을 만나 다독이는 장면까지 예측 가능한 이야기 전개 사이사이에 관객들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는 연기를 보여준다.

염혜란이 연기하는 봉림은 자칫 소모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조연 캐릭터임에도 스며들 듯 덕희의 조력자 역할을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해낸다. 두 배우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걸캅스’ 개봉 때 “제2의 라미란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염혜란은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연기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배우고 싶은 게 많은 배우”라고 상찬했다.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유명한 라미란은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분주한 활약에 대해 “혜란씨 같은 배우들이 치고 들어와서 언제 일이 끊길지 몰라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이제 내가 제2의 염혜란”이라고 상대방을 추켜올렸다. 두 배우의 힘으로 관심을 끌어올린 ‘시민 덕희’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22일 예매순위 1위에 올랐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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