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재회한 한·일 빙속 ‘전설’…“당신이 있기에 경기했다”

정인선 기자 2024. 1. 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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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34)와 고다이라 나오(37·일본)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치열하게 경쟁한 뒤 뜨겁게 포옹을 나눴던 경기장에서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2일 아침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 서로를 얼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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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
평창올림픽 경쟁한 고다이라 나오 반가운 재회
이상화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오른쪽)이 국제올림픽위원회 롤모델로 초청된 고다이라 나오와 22일 아침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6년 만에 재회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를 준비하는 공간을 지나쳐 왔는데 울컥했다. 고다이라와 함께 서니 다시 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상화)

빙속(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34)와 고다이라 나오(37·일본)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치열하게 경쟁한 뒤 뜨겁게 포옹을 나눴던 경기장에서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2일 아침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 서로를 얼싸안았다.

이상화가 2019년 은퇴를 선언하며 “고다이라가 있어 도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할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각별하다. 국제 무대에서 자주 만나며 10년 이상 우정을 쌓았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뒤에는, 각자 태극기와 일장기를 몸에 두른 채 손을 잡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함께 울어, ‘경쟁’과 ‘우정’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둘은 은퇴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화(왼쪽)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지난 2018년 2월18일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뒤 나란히 트랙 위를 돌고 있다. 박종식 기자

당시 뜨거운 경쟁을 펼친 경기장을 강원 2024 공동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다시 찾은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때 기억이 떠오른다.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를 준비하는 공간을 지나쳐 왔는데 울컥했다. 고다이라를 보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아 감정을 억누르고 왔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뽑은 ‘롤모델 선수’ 자격으로 이곳을 찾은 고다이라도 “평창올림픽 이후 다시 만나 경기를 할 기회는 없었지만, 이 자리에 함께 다시 서니 마치 경기를 하는 듯한 좋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에 나선 후배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격려와 조언을 보냈다. 이상화는 “내가 어릴 때 청소년올림픽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 봤다”면서, “청소년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의 벽을 허무는 경험을 쌓는다면, 시니어올림픽에서 당당하게 그 경험을 이어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우리가 어릴 땐 이런 대회가 없었지만, 이렇게 상화와 함께 어린 선수들을 응원하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상대가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다. 서로 존중하고 배워가야 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다이라 나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왼쪽)가 22일 낮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정희단(16·선사고)에게 대회 공식 마스코트 ‘뭉초’ 인형을 건네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후배 선수들을 응원했다. 고다이라는 직접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날 여자부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정희단(16·선사고)은 “이상화 선수가 온 걸 알고 있다. 경기를 직접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강릉/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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