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경기력' 클린스만호, 조 2위 16강행 기회되나…일본-이란-카타르 피할 수도

김영훈 기자 2024. 1. 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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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조 2위 16강행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2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전반 8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중반부터 요르단의 압박에 고전하더니 박용우의 자책골과 야잔 알나이마트의 역전골로 끌려갔다.

후반전 들어서며 김태환, 홍현석의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고, 분위기를 가져오며 요르단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정우영, 오현규 카드까지 꺼내들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수비 맞고 골문 안으로 향하며 극적인 동점골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요르단과 나란히 1승 1무(승점 4)를 기록했다. 득실차에서 요르단에게 밀려 조 2위를 유지했다.

대회 전 예상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클린스만호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역대급 전력'을 과시하며 조 1위 16강행이 유력했지만 1차전 바레인전부터 경기력에 있어 문제를 보이더니, 2차전 요르단에게도 어렵게 승점을 따내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경고 누적도 발목을 잡고있다. 1차전서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이 차례로 경고를 받았고, 2차전에서는 황인범, 오현규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경고가 누적된다. 7명의 선수는 한 장의 경고를 더 받는다면 그 다음 경기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클린스만호는 오는 25일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력상 E조 최하위로 평가받고 있다. 클린스만호의 승리가 예상되나, 조별리그 순위가 중요해졌다.

바레인이 요르단을 꺾고,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이긴다면 E조 1위로 올라선다. 이 경우 16강에서 D조 2위와 맞붙는데, 현재 유력한 D조 2위는 일본이다. 일본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떠안고 있는 가운데 2차전서 이라크에게 1-2 충격패를 당해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이라크가 3차전서 베트남에게 패하더라도 득실차를 따져야하기에 자력 1위가 어렵다.

16강에서 일본을 만나 승리하더라도 8강에서는 C조 1위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C조 1위는 한국, 일본과 함께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란이다. 이란은 앞서 2승을 챙겨 이미 16강행을 확보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파울루 벤투 감독의 아랍에미리트와 만나는데,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 있어 1위로 토너먼트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16강에서 A,B,F조 중 좋은 성적을 거둔 조 3위 팀을 만나는데, 이 역시 이란의 승리가 예상된다. 이란은 한국의 '난적'이다. 유럽 선수들 못지 않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10승 10무 13패로 상대 전적 역시 밀리고 있어 험난한 경기가 될 것이다.

클린스만호가 8강을 넘어 4강으로 향한다면 개최국 카타르가 기다리고 있다. 카타르는 직전 2019년 대회 우승팀이다. 당시 한국을 8강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점과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중동팀에게 고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하고 싶은 상대다.

반대로 클린스만호가 E조 2위로 통과할 경우 유일한 고비는 8강 호주전이다. 16강에서는 F조 1위와 토너먼트를 치르는데, 현재 F조는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태국이다. 사우디는 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는데, 2022 카타르 월드컵 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더구나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은 팀인데다가, 지난해 9월 A매치에서는 조규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기억도 있다.

만약 태국이 올라온다면 전력상 더 수월하다. 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4위다. 23위인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게 8강에 오른다면,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이끄는 호주만 쓰러뜨리면 된다. 유력한 4강 상대는 이라크다. 지난 6일 클린스만호는 이라크를 상대한 경험을 살린다면 결승 진출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이번 아시안컵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동안 아시아 최정상에 선 적이 없다. 그 동안 준우승만 4번이다. 대회 전부터 선수단 역시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대회 시작 후 사뭇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단의 몸놀림은 여전히 무겁고, 황희찬, 김진수, 이기제 등 몇몇 선수들의 부상까지 더해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조에서도 예상과 다른 흐름들이 몇몇 보이며, 오히려 또다른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제 토너먼트로 향하면 단판으로 일정이 치러지기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한 한국은 실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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