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고, 통산 20승···'명예의 전당' 한걸음 남았다

서재원 기자 2024. 1. 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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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열다섯 나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투어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4개월 2일)을 세운 천재 소녀.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1년 2개월 만에 통산 20승째를 올린 리디아 고는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의 우승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결과"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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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GA 시즌 개막전 우승
14언더로 14개월 만에 승수 추가
'고진영 코치' 협업 후 슬럼프 탈출
올 포인트 1점 추가땐 최연소 입성
천재 소녀서 레전드 반열에 성큼
유해란 12위, 양희영은 공동 22위
리디아 고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2012년 8월 열다섯 나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투어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4개월 2일)을 세운 천재 소녀. 리디아 고(27·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가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11년 5개월 만에 ‘통산 2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2024 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리디아 고는 알렉사 파노(미국·12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2만 5000달러(약 3억 원).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많이 울었다”는 리디아 고에게는 더욱 특별한 우승이다. 2022년에 3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과 최저타수상, 상금왕을 휩쓴 뒤 결혼식을 올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알 수 없는 슬럼프를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LPGA 투어 20개 대회에 출전해 네 차례 컷 탈락했고 톱 10 진입은 두 번뿐일 정도로 부진했다. 그 결과 상금 랭킹 90위, CME글로브포인트 100위, 평균타수 61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1위였던 세계 랭킹도 12위까지 떨어졌다.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리디아 고. AFP연합뉴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리디아 고는 지난해 말 고진영의 재기를 이끈 이시우 코치에게 도움을 청했다. ★본지 2023년 11월 18일자 21면 참조

이 코치는 “지난해 리디아 고의 구질이 매 대회 일정하지 않았다”며 “몸의 중심축을 중앙으로 바꾸고 다운스윙 때 심한 레깅을 줄이는 연습, 코어에서 버티는 임팩트 연습을 했다. 몸에 익숙해지도록 빈 스윙 연습도 반복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절치부심 새 시즌을 준비한 리디아 고는 개막전부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종 라운드에서도 전성기 못지않은 영리하고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트를 앞세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버디를 낚았다. 특히 15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가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핀과 약 1m 거리에 붙이는 절묘한 웨지 샷으로 버디를 잡아내 5타 차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1년 2개월 만에 통산 20승째를 올린 리디아 고는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의 우승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결과”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포인트 27점 중 26점을 쌓았다. 명예의 전당 포인트는 메이저 대회 우승에 2점, LPGA 투어 일반 대회 우승,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올림픽 금메달에 각각 1점씩 부여된다. 만약 리디아 고가 올 시즌 안에 1승을 더 추가한다면 2016년 만 27세 10개월 28일의 나이에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박인비(36)를 제치고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리디아 고는 “(명예의 전당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골프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물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챔피언조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경기한 파노는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2위에 만족해야 했고 이날 4타를 줄인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3위(10언더파)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지난해 신인왕 유해란이 공동 12위(4언더파)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양희영이 공동 22위(1오버파), 전인지가 공동 30위(7오버파)로 뒤를 이었다.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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