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K패스, 난 기동카…경기·인천패스도' 대중교통 할인 골라 쓴다
K-패스·기후동행카드·경기패스·인천패스 연이어 도입
#서울 강남구에 사는 22세 김우영 씨는 경기도 소재 대학교로 통학하고, 주말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경기·인천 지역에 사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러 다녀온다. 김 씨는 청년층 케이(K)-패스를 이용해 매달 대중교통비 30% 돌려받는다.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는 50세 직장인 권종호 씨는 매일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여의도로 출퇴근한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대중교통으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집 근처 자전거길을 아내와 따릉이를 타고 돌아다닌다. 권 씨는 기후동행카드로 모든 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한다.
윤석열 정부의 '한국형 교통패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올해부터 수도권 포함 전국적으로 적용하는 '케이(K)-패스'와 경기도·인천시민 지원을 추가·확대한 교통패스, 서울시 전용 '기후동행카드'까지 도입되면서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사업 혼란을 줄이기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국과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전철·버스·자전거 등 대중교통 이용 시 일정 금액 이상을 지원하는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이 시행된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 심각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물가·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으로 커진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 이용금의 일정 비율(20~53%) 적립·환급(최대 60회)해주는 한국형 대중교통비 환급지원사업이다. 수도권 3개 지자체를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189개 시·군·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서울 지역 가입자가 다른 지역에 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동일한 할인·적립이 적용된다. 적립률은 일반이 20%, 청년(만 19~34세) 30%, 저소득층 53.3%다. 매월 대중교통비로 평균 7만원을 지출한다면, 일반은 1만4000원, 청년은 2만1000원, 저소득층은 3만70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1년 기준으로는 17만원에서 44만원까지 환급받게 되는 셈이다. 이용 카드사별 추가 할인(최대 10%)까지 고려하면 교통비 절감 효과는 더 커진다.
또 연령별 혜택을 세분화했다. 청년층의 연령을 만 34세에서 39세까지 늘리고, 65세 이상 어르신의 환급 혜택도 상향하는 등 각 지역의 여건에 따라 혜택을 강화했다. 어린이·청소년을 별도 할인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기후동행카드와 유사한 개념의 인천시 광역버스 무제한 정기권 도입도 검토 중이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은 K-패스 혜택과 경기·인천의 추가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며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고, 주말에도 활동이 많아 매월 60~70회씩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The경기패스로 60회 초과분까지 30%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인천도 이와 유사하다.
이날 국토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고 다양한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용자 혼선이 없도록 사업별 혜택과 적용 범위 등을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라며 "대중교통비 지원 외에도 교통시설 확충, 버스·전철 증차 등 여러 정책을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3개 지자체장도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는 기후동행카드를 신호탄으로 대한민국 대중교통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교통의 특성과 패턴을 분석해서 설계한 경기패스를 통해 더 큰 지원 효과를 만들겠다"며 "국토부, 서울시, 인천시와 협력해 수도권 시민을 위한 공동의 교통비 지원정책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K-패스를 기반으로 혜택 범위와 환급액을 강화한 지원사업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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