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Love Wins All’, 결국이 아닌 기꺼이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 2024. 1. 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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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Love Wins’에서 ’Love Wins All’로. 아이유는 기꺼이 노래 제목을 바꿨다. 곡에 담은 다음을,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다운 대처였다. 어쩌면 별걸 다 트집 잡는다고 여길 수 있었으나,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 가면서도’ 지독히 함께인 ‘사랑’을 알고 그 ‘사랑’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는 아이유여서, 설사 트집이라 해도, 트집이 아닌, 트집을 잡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쪽을 선택했다.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데 제목 하나 바꾸는 게 무슨 문제가 되겠나. 혼자로 남겨지는 기세 좋은 미움보다 함께 하는 사랑이 나은데, 이걸 알고 있는 이상 고작 제목에 단어 하나 더하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 아이유의 신곡,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노래의 제목을 두고 벌어진 예기치 못한 논쟁을 마주한, 그녀의 속내가 이러하지 않았을까.

지난 15일과 16일, 아이유는 24일 공개 예정인 신곡 ‘Love Wins’(당시 제목)에 관한 17초 분량의 무빙 포스터와 BTS의 뷔와 함께 한 포스터를 연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여기서 미처 헤아리지 못한 논란이 발생했는데 ‘Love Wins’라는 제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Love Wins’가 단순히 ‘사랑이 이긴다’는 직역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사건 이후 성소수자의 권리와 평등을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성소수자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는 모든 이들의 끈기와 용기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니 포괄적으로 보면 아이유가 노래에 담고자 한 이야기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맥락 위에 놓여 있다 보아도 되었겠다. 하지만 이 ‘Love Wins’의 ‘Love’에, 쉽게 포함되어 온 사람들과 달리, 포함되기 위해 오랜 시간 모진 과정을 거쳐야 했던 이들에게는, 혹여 그간의 고통이 보통의 ‘Love’에 버무려져 퇴색되어 중요성을 잃어버릴까,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게 당연했다.


그러니 누군가에게는 너무 과한 반응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겐 여전히, 앞으로도 직면하고 또 직면해야 할 현실의 문제인 까닭에 그들에겐 절대 과하지 않으나 충분히 예민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을 터. 여기에 귀를 기울여, ‘모든 형태의 사랑을 존중하며,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변경했다는 아이유의 행동에는, 고작 단어 하나 더하는 정도일지라도(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아니까) 깊은 헤아림이 배어 있다.

“한 번도 나를 혼자 둔 적 없는 나의 부지런한 팬들에게”
헤아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Love Wins All’은 다름 아닌, 아이유가 팬들에게 받은 힘 있는 응원과 지지에 대해 보내는, 고마운 마음이 담긴 곡이니까. 그녀 또한 여느 스타와 다름없이 숙명처럼 다가올 스타의 삶이 저무는 때를 매 순간 떠올리며 막연한 외로움과 무서움을 느끼곤 했는데, 그러다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사그라들었고 심지어 별로 무섭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돌이켜 보니 그게 다, 매 순간 함께 하며 자신의 마음속에 끝없이 사랑을 길러 준 팬들 덕분이었다는 것.

팬, 일명 ‘찐’팬은 어떤 말도 안 되는 논란과 소동 속에서도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오히려 기세 좋은 미움에 사정없이 시달리고 있을 스타의 마음을 조용히 헤아려주며, 그저 상처받지 않고 안온하기만을 바랄 뿐으로, 이는 사랑이 아니고서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아이유는 이 사랑을 알고 있고 이 사랑의 승리 또한 맛보았다. 그래서 ‘기꺼이’, 또 다른 누군가의 사랑이 어떤 형태로든 방해를 받거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테고. 이것이 ‘Love Wins’가 ‘결국’이 아닌, 기꺼이 ‘Love Wins All’이 된 전말이라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DAM엔터테인먼트 공식SNS]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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