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마르티네즈, 최고의 사람들은 모두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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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웹(spiderweb)'을 부르기 직전 무대 전면에 거미줄이 쳐졌다.
그로테스크함이 이곳저곳 피어난 무대와 영상은 부조리한 세상, 다사다난했던 유년시절을 도피하기 위한 마르티네즈의 불가피한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음악과 무대를 통해 이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물성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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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스파이더웹(spiderweb)'을 부르기 직전 무대 전면에 거미줄이 쳐졌다.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 미국 싱어송라이터 멜라니 마르티네즈(29·Melanie Martinez)는 그 거미줄에 먹히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몸부림쳤다.
사력을 다하는 몸은 '분홍빛 피부에 4개의 눈을 가진 생명체'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즈가 정규 3집 '포털스(PORTALS)'와 함께 내세운 이 새로운 분신은 판타지 세계관과 접점을 이룬다.
'포털스'의 콘셉트와 캐릭터를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옮겨온 '더 포털스 투어(The PORTALS Tour)'의 하나로 열린 이번 콘서트는 흡사 뮤지컬과 같았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각각 진입한 싱글 '데스(DEATH)'(95위) '보이드(VOID)'(61위)를 시작으로 축축하면서도 강렬한 움(WOMB)까지 '포털스'에 실린 열 세 곡을 순서대로 들려주며 서사를 완결했다.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혹은 고난도 퍼포먼스 '태양의 서커스'를 연상케하는 은유적인 이 앨범의 직선적인 구도는 짜릿하고 통쾌했다. 간혹 틴팝처럼 간혹 드림팝 여겨지는 '알트팝(Alt-Pop)' 사운드를 입은 마르티네즈의 무대 위 연기(演技)는 삶의 가혹한 진실을 가리는 연기(煙氣)를 오히려 걷어내는 무기가 됐다. 드럼과 더블베이스가 주축이 되는 밴드 구성이 특별했는데, 때론 기괴하거나 때론 몽환적인 사운드의 질감을 심장박동처럼 만들어 내는데 효과적이었다.
그로테스크함이 이곳저곳 피어난 무대와 영상은 부조리한 세상, 다사다난했던 유년시절을 도피하기 위한 마르티네즈의 불가피한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음악과 무대를 통해 이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물성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르티네즈는 위로의 정령이 됐다.
'움'을 통해 태곳적으로 돌아간 관객들은 앙코르에서 다시 유년을 살았다. 억지로 만들어낸 소꿉친구와 이야기인 '플레이 데이트'('크라이 베이비'(디럭스 에디션) 수록곡), 선정적인 방식의 보여주기에 저항하는 '쇼 & 텔(Show & Tell)'('K-12' 수록곡), 미친 것에 대한 찬가 '매드 해터'(Mad Hatter)'('크라이 베이비' 수록곡) 등 세 곡의 앙코르 곡은 동화 풍의 파스텔 색채와 이에 상반되는 도발적인 연출이 인상적인 크라이 베이비 이야기인 1·2집 수록곡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를 미치게 한 주체들이 항상 숨는 세상에서 "최고의 사람들은 모두 미쳤어"(All the best people are crazy)라고 노래하는 마르티네즈는 지극히 정상이다.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세상에서 판타지나 새로운 이야깃거리 없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척 하는 건 위선이라고 마르티네즈와 이날 모인 관객들은 미친 것처럼 방방 뛰고 떼창하며 증거했다. 비교적 짧은 70분의 러닝타임이 긴 호흡의 이야기처럼 느껴진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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