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이들 하교 후 학원 대신 애프터 스쿨로[통신One]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한국의 아이들은 보통 정규 수업이 끝난 후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방과후 수업을 듣거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녁 시간까지 하나 이상의 사교육 학원을 다닌다. 그런데 학교 수업과 연계된 학원들이 전무한 캐나다에서 아이들은 방과 후에 무엇을 할까?
캐나다 초등학교는 보통 주마다 하교 시간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초등학생인 G1~G2는 1시 30분 정도에 하교를 하고 G3-G5은 2시 30분 정도에 대부분 학교 정규 수업을 마치게 된다. 캐나다는 일정한 나이(중학생·12세)가 되기 전까지 아이가 혼자 길에 다녀서는 안되고 집에 혼자 있어서도 안된다. 그래서 하교 후에 보통 아이들은 부모님이 픽업을 해서 집으로 데려가게 되고 집에서 친구들과 놀거나 예체능 정도의 사교육을 하나나 그 이상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요즈음에는 부모의 픽업이 어렵기도 하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 대신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곳이 필요하다. 또한 단순한 돌봄의 개념이 아니라 가족이 일하는 동안 다양한 경험과 탐구 활동을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캐나다의 초등학생들은 방과 후에 다양한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먼저 한국과 비슷하게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과후 수업이 있다. 이 방과 후 수업들은 학교나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계획해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시간은 방과 후 시간도 있고 점심시간에 짧게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수업들은 주로 과학, 체스, 놀이 시간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 달에 20~30달러로 책정된다.
그리고 학교 외의 방과 후 스쿨들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보통 지역에 있는 YMCA나 YWCA는 대부분 방과 후 스쿨을 운영한다. 이용 가능한 연령대는 5세~12세까지이고, 예술, 공예, 과학, 수학, 독서 등을 탐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가격은 한 달에 약 300달러 정도 한다. 다른 사설 애프터 스쿨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매해 가계의 소득 신고에 따라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토론토시 같은 경우는 저소득층(4인 기준 가족 수입이 1년에 5만 달러 이하)에게는 한 아이당 500달러 정도의 크레디트를 준다.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에서 많은 스포츠 수업이 있고, 한 수업이 분기별로 50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무료 크레디트로 일 년 동안 적어도 두세 개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 사설 업체가 운영하는 애프터 스쿨이 있다. 지역마다 여러 개가 있고, 각자 특색에 맞게 운영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나 교육 철학을 보고 부모들이 자신들의 요구에 맞는 곳을 선정한다. 사설 애프터 스쿨은 보통학교까지 픽업 버스가 오기 때문에 맞벌이 부모에게는 더없이 좋은 서비스라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 업체들은 보통 평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된다. 또한 학교 방학 기간이나 학교 휴일에도 아이들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애프터 스쿨에 있는 시간 동안 두 번의 건강한 간식을 제공하고 밖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하는 것이 주요 프로그램인 곳들이 많다. 그 외에 학교 숙제, 과학, 수학, 체스, 미술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주며, 읽기 쓰기 능력을 돕고, 아이들이 자신이 생각, 감정, 경험을 표현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사회 복지사나 멘토 프로그램들도 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애프터 스쿨의 공급이 점점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가족들이 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고 있으며, 현재 캐나다 전역에 애프터 스쿨을 원한 사람 중 3분의 1이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애프터 스쿨에 등록하지 못한 아이들은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를 제시간에 학교로 데리러 가기 위해 직장에서 근무 시간을 줄이고 급여를 삭감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또한 생활비의 상승으로 애프터 스쿨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주 정부에 지역사회에서 접근 가능하고 저렴한 시설의 확충과 프로그램 이용자에 대한 적극적인 금전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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