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인기 안 식는다' ML 우승후보도 참전 분위기, FA 정상급 선발투수로 평가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도무지 인기가 식지 않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FA 시장과 관련한 소식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 있다.
류현진은 올해로 메이저리그에서 12년차를 맞는다. 2013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류현진은 당시만 해도 26세의 젊은 나이였다. 2019년 다저스 소속으로 29경기에 나와 182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남긴 류현진은 내셔널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엄청난 실적을 남기고 화려하게 FA 시장에 등장한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도 류현진의 활약은 계속됐다. 12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라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악명 높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류현진은 2021년 31경기에서 169이닝을 던져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남겼고 팀내 최다승을 마크했다. 그런데 2022년에는 6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부상이라는 시련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결국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기나긴 재활에 돌입했다. 어느덧 1년 여의 시간이 흘렀고 류현진은 지난 해 8월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11경기에서 52이닝을 던져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제 류현진은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토론토와의 4년 계약이 종료되면서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이미 새해가 밝았고 1월도 끝을 향하고 있지만 류현진이 조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여전히 FA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이름으로 언급이 되고 있어서다.
이번엔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에서 유일하게 100승을 돌파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노릴 만한 FA 선발투수로 류현진이 소개됐다. 볼티모어는 지난 해 101승 61패(승률 .623)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팀이다. 다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3연패를 당하면서 패퇴해야 했다.
그럼에도 볼티모어는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어 강팀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올해 '우승후보' 중 한 팀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볼티모어는 자신의 전력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는 선수로 류현진을 바라보고 있을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크 엘리아스 볼티모어 단장은 가격대가 맞으면 선발투수 거래를 하려 한다"라면서 볼티모어의 선발투수 보강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MLB.com'은 볼티모어가 선발투수 보강을 꾸준히 노리고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볼티모어는 여전히 FA 선발투수 시장에 남아있다. 팀의 선발로테이션에서 상위 순서에 위치할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는 'MLB.com'은 "엘리아스 단장도 지난 해 11월 단장 미팅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를 영입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 달(지난 해 12월)에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도 이러한 말을 반복했다"라고 밝혔다.
볼티모어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정상급 우완 선발투수 딜런 시즈를 영입하는데 관심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MLB.com'은 "이번 겨울 볼티모어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우완투수 딜런 시즈와 연결돼 있었다. 28세인 시즈는 지난 202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볼티모어의 선발로테이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다. 화이트삭스는 유망주를 데려오기를 원하고 볼티모어는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젊은 유망주들로 채워진 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라고 시즈와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양팀의 거래 확률은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다. 'MLB.com'은 "마치 양팀이 찰떡궁합처럼 보이지만 거래를 성사하기가 쉽지 않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시즈를 데려오기 위한 대가가 너무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내셔널리그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MLB.com'에 "화이트삭스는 이미 책정한 시즈의 트레이드 가격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으며 각 구단들은 그 가격을 지불하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화이트삭스가 시즈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너무 많은 대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물론 시즈는 어느 팀이나 탐낼 만한 선발투수 자원이다. 지난 해에는 33경기에서 177이닝을 던져 7승 9패 평균자책점 4.58에 그친 시즈는 2022년 32경기에서 184이닝을 소화하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레벨 업'을 이뤘다.
때문에 유망주가 풍부한 볼티모어가 트레이드 파트너로 지목됐으나 볼티모어는 유망주 출혈을 불사하면서까지 시즈를 데려올 계획은 없는 듯 하다. 'MLB.com'은 "볼티모어가 유망주 전체 랭킹 1위인 잭슨 홀리데이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볼티모어는 지난 해 신인으로 68경기를 뛰면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던 24세 내야수 조던 웨스트버그와 헤어질 마음이 없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엘리아스 단장도 "우리에게는 많은 유망주들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를 내보내야 한다는 인식은 내 생각과 맞지 않는다. 우리는 매우 재능 있는 팀을 조직하고 싶다"라는 입장. 팀의 미래까지 포기하면서 무리한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MLB.com'도 "엘리아스 단장도 유망주를 내주지 않고서는 가치 있는 선수와 트레이드를 할 수 없음을 이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볼티모어가 FA 시장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볼티모어가 트레이드를 실현하지 않는다면 FA를 통해 다른 선발투수를 영입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 'MLB.com'의 전망이다.
최근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FA 선발투수 2등급 시장이 곧 활기를 띌 것이며 볼티모어도 이와 관련된 팀 중 하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금씩 볼티모어가 나설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볼티모어는 이번 겨울에 베테랑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럴과 1년 13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었다.
'MLB.com'은 볼티모어가 관심을 가질 만한 FA 선발투수들을 소개했고 이들 중에는 류현진의 이름도 포함됐다. 특히 류현진을 FA 시장에 남은 최고 선발투수 중 1명으로 소개한 것이 눈길을 끈다. 'MLB.com'은 "FA 시장에 남은 최고 선발투수 중에는 조던 몽고메리, 마이클 로렌젠, 제임스 팩스턴, 류현진 등이 있다"라고 류현진의 이름을 꺼내 들었다.
물론 아직 FA 선발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블레이크 스넬도 미계약자로 남아있는 상태. 그러나 스넬은 높은 몸값을 요구하고 있어 웬만한 결단이 아니고서는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MLB.com'도 "지난 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도 FA 시장에 있지만 볼티모어가 스넬과 계약하는데 필요한 금액을 지불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전망했다.
사실 볼티모어는 선발투수진 사정이 심각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선발투수 보강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시점에서 볼티모어의 선발로테이션을 구성하면 카일 브래디쉬,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존 민스, 딘 크레머를 비롯해 타일러 웰스, DL 홀, 콜 어빈 중 1명이 들어갈 것이다"라는 'MLB.com'은 "그러나 볼티모어는 지난 해 팀 최다인 192이닝을 던졌던 베테랑 우완투수 카일 깁슨의 이탈로 선발투수 뎁스가 얇아졌다"라고 지적했다.
깁슨은 류현진과 1987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해 볼티모어에서 33경기에 나와 192이닝을 던져 15승 9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한 깁슨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마친 상태다.
정말 볼티모어는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MLB.com'은 "볼티모어가 다른 선발투수를 쓸 수도 있지만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선발투수 자원을 물색할 수도 있다. 때문에 선발투수를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 엘리아스 단장은 계속해서 변화를 만드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볼티모어가 꾸준히 선발투수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과연 볼티모어는 류현진의 새로운 행선지가 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지난 해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렀던 상대가 볼티모어였다. 류현진은 지난 해 8월 2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볼티모어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5이닝 9피안타 4실점을 남긴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볼티모어 강타선을 상대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류현진도 볼티모어에서 새 출발한다면 강팀 전력과 함께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을 원할 만한 팀은 볼티모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볼티모어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보스턴 레드삭스도 류현진 영입을 시도할 만한 팀으로 꼽힌다.
보스턴에 새로 합류한 앤드류 베일리 투수코치는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루카스 지올리토, 브라이언 벨로, 커터 크로포드, 닉 피베타와 더불어 태너 후크와 개럿 휘트록 등 5선발을 경쟁하는 선수들이 있어 선발로테이션에 새로운 선수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소식을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날 이 소식을 두고 "베일리 투수코치의 낙관론은 불확실하다"라면서 "보스턴 구단의 페이롤은 지난 해보다 2100만 달러 정도 낮아졌으며 마이크 클레빈저, 류현진, 또는 팩스턴과 재결합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라고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보스턴은 이미 FA 시장에서 지올리토와 2년 385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선발투수 보강을 이룬 상태이지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좌완투수 크리스 세일을 내보내는 한편 아직 리그에 검증되지 않은 투수들로 선발투수진을 채워야 하는 부담도 있어 추가 선발투수 영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팀이다.
특히 보스턴이 일본인 좌완투수 이마나가 쇼타가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것을 막지 못하면서 그 대안으로 류현진이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보스턴 글로브'는 "옵션은 남아있다. 좌완투수 스넬과 몽고메리가 여전히 FA 시장에 남아있으나 한 소식통은 보스턴이 최상위급 FA 선발투수와 계약할 것 같지 않을 것이라 시사했다"라면서 "아직 FA 시장에는 류현진과 팩스턴도 시장에 남아있다. 이들 중 팩스턴은 보스턴과 재결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보스턴의 선발로테이션에는 여러 물음표가 존재한다. 보스턴은 지난 해 78승 8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다. 올해 재도약을 위해서는 투수진 보강이 필수적이다. 지난 해 보스턴에서 가장 많은 승수와 이닝을 기록한 선수는 벨로였고 벨로는 28경기에서 157이닝을 던져 12승 11패 평균자책점 4.24를 남겼다. 1999년생으로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지만 검증된 에이스는 아니다. 지올리토가 새로 '빨간양말'을 신었지만 지올리토도 지난 해 33경기에서 184⅓이닝 동안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로 고전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선수다.
이처럼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지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FA 시장에 여러 미계약자 선수들이 있는 만큼 류현진도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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