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 "LG의 우승 보면서 롯데 팬들에 죄송…올해는 우리도 KS까지"
"아프지 않고 풀타임 선발 투수가 첫 번째 목표"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오랫동안 정상과 거리가 멀었던 프로야구 두 인기 구단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2023시즌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톱데'(선두 롯데)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추락,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반면 함께 선두 경쟁을 펼치던 LG 트윈스는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팬들은 우승의 한을 푼 LG 팬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부러운 시선을 감출 수 없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으로, 어느덧 32년 전의 일이다.
또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 선수단은 롯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한 나균안 역시 "LG가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걸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우리가 저 무대(한국시리즈)에 있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롯데 팬들에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나균안은 지난해 톱데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4월 5경기네 나가 평균자책점 1.34에 4승(무패) 29탈삼진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나균안은 '에이스'로 초반 롯데의 질주를 이끌었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 승선이 확정된 지난해 6월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로 시즌 6승째를 기록했는데, 이후 11경기에서 한 번도 못 이기고 일곱 차례나 패전을 떠안았다.
공교롭게 나균안이 '무승'에 빠진 시기와 롯데의 추락이 겹쳤다. 나균안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자기 몫을 다한 경기도 있었지만 혼자서 팀을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팔꿈치,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기도 했다.
나균안은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2023시즌이었다. 시즌 초반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냈다. 몸 관리도 스스로 잘해야 했는데 두 번이나 다쳤다. 내 불찰"이라며 "승운이 안 따르기도 했지만 그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나균안은 자책했지만 그래도 그의 성장은 롯데 팬에게 큰 위안을 줬다.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그는 매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해 23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팀의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박세웅, 나균안 등으로 이뤄진 롯데 선발진은 다른 팀과 견줘 크게 밀리지 않는다.
2024시즌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나균안은 오프시즌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21일에는 먼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괌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나균안은 "지난해 많은 공을 던져서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몸을 만들었다. 지난달부터는 공도 던졌는데 롱토스를 많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어느 때보다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비장하다. 롯데는 두산 베어스를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태형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변화의 바람이 크게 불었다.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된 나균안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는 새로운 감독님, 코치님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현재 내 자리는 없다. 모든 선수들이 다시 출발선에 서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한다"며 "(걱정과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크다"고 웃었다.
나균안의 2024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집중한 그는 그 목표를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 10승도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항상 작년 성적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새 시즌을 임한다"며 "작년엔 부상을 두 번 당해서 다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겠다. 내가 나가야 할 경기를 다 나가게 된다면 두 자릿수 승리 등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균안은 프로 데뷔 첫 시즌인 2017년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올라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당시 백업 포수였던 그는 단 한 경기도 못 뛰고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롯데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올해엔 반드시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나균안은 "LG의 우승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며 "비록 지난해 잘하다가 중반 이후 미끄러졌지만 다들 그런 부분을 인지, 어떻게 헤쳐 나갈지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는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감독님도 새로 오신 만큼 올해 롯데는 분명 다를 것이다. 꼭 포스트시즌에 나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오르겠다"며 롯데 팬들의 우승 한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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