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영악함’으로 무장한 이선 알바노, 승부를 한순간에 가른 힘

손동환 2024. 1.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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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알바노(185cm, G)는 후반전에 더 영악했다.

원주 DB는 지난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93-73으로 꺾었다. 27승 7패로 단독 선두 유지. 2위 서울 SK(23승 10패)와 간격을 3.5게임 차로 벌렸다.

DB는 20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을 품었다. 이선 알바노라는 새로운 활력소가 생겼기 때문이다.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한 알바노는 왼손잡이에 2대2 전개 능력, 슈팅과 돌파 등을 겸비했다. 그렇다고 해서, 볼을 무조건 길게 잡지 않는다. 볼 없는 움직임으로도 상대 수비를 헤집을 수 있다.

또, 필리핀 선수라고 해서, 수비가 나쁘지도 않다. 볼을 빼앗는 재주도 있다. 공수 밸런스가 필리핀 선수 중 가장 좋았다. 2022~2023 정규리그 53경기에서 경기당 30분 30초 동안, 평균 13.3점 6.3어시스트 2.3리바운드에 1.4개의 스틸을 기록했던 이유.

2023~2024시즌에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33경기 평균 32분 52초 동안 16.1점 6.8어시스트 3.0리바운드에 1.8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1옵션 외국 선수인 디드릭 로슨(202cm, F)과 원투펀치 형성. DB의 선두 질주에 기여했다.

또, 지난 17일에 열린 부산 KCC전에서는 빅 샷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4.3초 전 87-84로 앞서는 3점을 성공한 것. 승부처 지배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다만, 그런 위력을 LG전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이용우(184cm, G)와 함께 투입된 알바노는 2대2에 집중했다. 제프 위디(210cm, C)의 높이를 살리고, 이용우의 3점 능력 또한 활용했다.

그러나 알바노의 득점은 초반부터 나오지 않았다. 이재도(180cm, G)의 강한 압박에 좋아하는 지점으로 가지 못했고, 원투펀치 파트너인 디드릭 로슨(202cm, F)도 없었기 때문. 이로 인해, DB는 1쿼터에 LG를 넘지 못했다. 알바노 또한 이렇다 할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강상재(200cm, F)-김종규(206cm, C)-로슨 등 트리플 포스트가 2쿼터에 함께 뛰었고, 알바노는 빠른 드리블과 패스만으로 LG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수비 성공 후 앞에 뛰어간 김종규를 신나게 했다.

또, 아셈 마레이(202cm, C) 없는 LG 페인트 존 수비를 공략했다. 자신의 매치업인 양준석(181cm, G) 또한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2쿼터 시작 4분 28초 만에 7점. DB 또한 33-30으로 앞섰다.

양준석을 공략한 알바노는 이관희(191cm, G)와 매치업됐다. 이전보다 강해진 수비에 고전했다. 그러나 로슨이 알바노 대신 풀어줬다. 그러자 알바노를 향한 시선이 약간 분산됐다. 알바노는 그때 엔트리 패스. 김종규의 높이를 극대화했다.

공격과 볼 배급을 고루고루 한 알바노는 전반전까지 8점(2점 : 3/4) 2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알바노의 공격적이고 영리한 움직임이 있었기에, DB는 46-41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알바노는 강상재와 2대2로 미스 매치를 유도했다. LG 수비를 강상재에게 쏠리게 했다. 그러나 알바노는 하이 포스트에 있는 김종규에게 볼을 건넸다. 김종규가 미드-레인지 점퍼로 마무리. 알바노는 김종규에게 기쁨을 표시했다.

알바노는 다음 공격에서도 압박을 많이 받았다. 슈팅도 돌파도 어려웠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볼 없이 컷인하는 김영현(184cm, G)에게 패스. 김영현의 레이업을 도왔다. 그리고 김영현에게 손짓과 눈짓을 건넸다.

‘로슨-강상재-김종규’로 이뤄진 트리플 포스트가 높이 싸움을 압도하자, 알바노가 할 게 더 많아졌다. 알바노의 공격 공간도 더 넓어졌다. 공격 공간을 확보한 알바노는 3점 혹은 어시스트. DB를 60-47로 앞서게 했다.

3점까지 터뜨린 알바노는 다른 패턴을 선택했다. 시야와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 전개, 그리고 어지간한 몸싸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돌파였다. 확률 높은 옵션으로 LG 수비를 공략. 3쿼터에만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층 영악(?)해진 움직임으로, LG의 힘을 빼놓았다.

그래서 로슨이 4쿼터에 마음 편히 나설 수 있었다. 1대1과 골밑 공략으로 점수 쟁취. 덕분에, DB는 4쿼터 대부분의 시간을 두 자리 점수 차로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노는 냉정했다. 경기 종료 3분 전 88-70으로 달아나는 3점 성공. 승리를 확신한 DB 코칭스태프는 알바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알바노는 벤치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LG 입장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그림이었다. 알바노의 영리함 혹은 영악함이 LG의 힘을 빼놓았기 때문이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DB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71%(27/38)-약 41%(17/41)
- 3점슛 성공률 : 약 36%(8/22)-약 33%(9/27)
- 자유투 성공률 : 약 71%(15/21)-100%(12/12)
- 리바운드 : 33(공격 8)-30(공격 13)
- 어시스트 : 20-12
- 턴오버 : 5-5
- 스틸 : 3-3
- 블록슛 : 2-2
- 속공에 의한 득점 : 8-4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5-3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원주 DB
- 디드릭 로슨 : 30분 50초, 25점 12리바운드(공격 3) 5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 강상재 : 35분 50초, 19점(2점 : 6/9, 3점 : 2/3) 8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 이선 알바노 : 34분 22초, 16점(2점 : 3/4, 3점 : 2/4) 8어시스트 2리바운드
- 김종규 : 22분 53초, 16점(2점 : 7/10) 3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스틸
2. 창원 LG
- 양홍석 : 33분 9초, 17점(3점 : 3/5) 4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 양준석 : 27분 10초, 13점(3점 : 3/4) 4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 유기상 : 24분, 13점(1Q : 9점) 4리바운드(공격 3)
- 이관희 : 18분 11초, 11점 1리바운드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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