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삼달리 사람들에게 대책 없이 빠져든 이유('웰컴투 삼달리')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1. 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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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세상에 숨쉴 틈 준 ‘웰컴투 삼달리’

[엔터미디어=정덕현] '오늘도 우리는 욕심 내지 않고 딱 우리의 숨만큼만 버텨가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 이곳에서 숨이 가쁠 때 그곳을 찾을 것이다. 우리의 개천, 삼달리.'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는 조용필(지창욱)과 조삼달(신혜선)이 함께 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끝을 맺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가 펼쳐진 마지막 장면에 다음과 같은 자막을 덧붙였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우릴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

<웰컴투 삼달리>가 종영했다. 이미 시청자들이 예감했던 것처럼 모든 게 해피엔딩이었다. 삼달리 사람들과 독수리 오형제 절친들의 도움으로 조삼달은 갑질 누명을 벗었고, 그 누명을 씌웠던 방은주(조윤서)는 오히려 남몰래 제품 스폰서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 조삼달은 본업에 복귀했고 조용필은 그녀의 응원으로 꿈이었던 스위스 파견을 떠났다. 두 사람은 그 먼 거리에서도 사랑을 이어갔다.

조진달(신동미)은 다시 승무원으로 재취업했고, 대표자리에서 물러나 항공사 대표를 맡은 전대영(양경원)과 연애를 다시 시작했다. 조해달(강미나)은 해녀가 되어 엄마와 함께 물질을 하게 됐고 공지찬(김민철)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왕경태(이재원)는 고은비(김아영)와 연인이 됐고, 부상도(강영석)는 서울에 횟집을 냈으며 차은우(배명진)는 웹툰 작가가 됐다.

예상대로의 해피엔딩이었지만, 마지막회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조삼달이 갑질 논란이 불거져 못했던 전시회를 삼달리에서 했던 대목이었다. 애초 서울에서 조삼달이 하려 했던 전시는 그간 찍어왔던 연예인 사진들로 꾸려진 '人, 내 사람'이었다. 열심히 일하며 알게 되어 '내 사람'이라 여겼던 이들을 담은 사진들로 채워진 전시였던 것. 하지만 논란이 터지자 모두가 등돌려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들이 진정한 '내 사람'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난다.

그래서 그 치열한 물 속 같은 도시를 잠시 떠나와 삼달리에서 조삼달이 보내는 시간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숨을 다시 고르게 해주는 휴식 같은 시간이 됐다. 다시 조용필을 만나 사랑을 이루고 부모 대에서 얽혔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친구들의 변함없는 우정과 고향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사정없이 확인하는 순간들로 드라마는 꽉 채워졌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서사지만 <웰컴투 삼달리>가 준 위로와 공감이 컸던 건, 우리가 매일 같이 부딪치는 현실에서 진정으로 기대고 보듬어주는 '내 사람'들에 대한 갈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게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서로 기대는 형상으로 쓰여진 사람 인(人)자처럼 우리의 삶이 살아질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조용필과 조삼달은 물론이고 삼달리 사람들이 있어 몇 달 간 숨이 트였고 가슴이 따뜻했다.

그래서 그 치열한 물 속 같은 도시를 잠시 떠나와 삼달리에서 조삼달이 보내는 시간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숨을 다시 고르게 해주는 휴식 같은 시간이 됐다. 다시 조용필을 만나 사랑을 이루고 부모 대에서 얽혔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친구들의 변함없는 우정과 고향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사정없이 확인하는 순간들로 드라마는 꽉 채워졌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서사지만 '웰컴투 삼달리'가 준 위로와 공감이 컸던 건, 우리가 매일 같이 부딪치는 현실에서 진정으로 기대고 보듬어주는 '내 사람'들에 대한 갈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게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서로 기대는 형상으로 쓰여진 사람 인(人)자처럼 우리의 삶이 살아질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조용필과 조삼달은 물론이고 삼달리 사람들이 있어 몇 달 간 숨이 트였고 가슴이 따뜻했다.

물론 마지막회에는 김태희가 깜짝 카메오로 출연해 조삼달을 도우려했던 연예인도 있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이런 문제가 지역과 도시를 가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어야 하는가의 이야기라는 걸 분명히 했다. 도시를 살아가면서도 누군가에게는 '내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스스로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드라마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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