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선수 꺾고 “전쟁 잊지 말아달라” 호소한 우크라 테니스 선수

김가연 기자 2024. 1. 22. 11: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마르타 코스튜크(37위)가 21일(현지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4회전에서 러시아의 마리아 티모페에바(170위)에 2-0(6-2 6-1)으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 호주오픈(AO) 여자단식 8강에 진출한 우크라이나 선수 마르타 코스튜크(21)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쟁 중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코스튜크(37위)는 이날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4회전에서 러시아의 마리아 티모페에바(170위)를 2-0(6-2 6-1)으로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이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테니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했다.

코스튜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났다고 여긴다”며 “정말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사람들은 매일 죽어가고 있다”며 “내 세상은 실제로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가 전쟁 중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내가 여기 서있는 것”이라고 했다.

코스튜크는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 등을 견디는 인간의 가능성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동시에 인간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며 “내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이 내가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그는 “내 인생에 전쟁이 없었다면 지난 2년 동안 성장한 것 만큼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며 “제 생각엔 관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라는 느낌을 최소화할수록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더 쉬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코스튜크는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전쟁을 언급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며칠 전인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도 “전쟁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우리 가족은 키이우에 있다. 어머니는 집 위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찍은 영상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