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韓반도체 성장 위해 美간섭서 벗어나야, 지정학게임 희생양될뿐”

김동현 기자 2024. 1. 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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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의 역사를 보고 있는 모습/뉴스1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그러려면 미국의 정치적 간섭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0일 한국이 최근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언급하면서 “한국 경제가 반도체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반도체 전쟁을 격화시키는 와중에도 야심 찬 반도체 산업 확장을 발표한 것은 이해할만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5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622조원을 투자해 2047년까지 경기 남부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연구 시설을 세운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에 대해 “(반도체)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은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려야 할지 모른다”며 “그러려면 미국의 정치적 간섭이 주는 영향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주장의 근거로 “중·한 반도체 산업 간 호혜적 협력은 한국 기업들에 실질적 혜택을 가져다줬고 산업 발전의 큰 기회를 제공해 왔다”며 “반면 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에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미국의 압박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상당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난해 31년 만에 대(對)중국 무역 적자를 기록한 것을 언급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반도체 산업 투자를 늘린다면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이야기했듯, 한국 반도체 제조사가 중국 시장을 대체할 곳을 찾는 건 불가능하고,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려는 미 정부의 노력은 결국 한국이 중국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잃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 뉴욕타임스를 인용,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7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포기하면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반등을 앞두고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이 추가로 회복하려면 미 반도체 무역 통제와 아시아 공급망 분열의 충격을 제거하고 감소시켜야 한다”며 “미국의 정치적 간섭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이 주도하는 지정학적 게임의 희생양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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