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떠나니 우승 DNA 실종'→'케인 무관 흐름 반복' 뮌헨, 브레멘전 0-1 충격패...선두 추격 실패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리그 우승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리 케인의 우승 트로피 한도 풀기 힘들어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22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8라운드 경기에서 0대1로 패배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패배로 1위 레버쿠젠과의 격차가 7점까지 벌어졌다. 바이에른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지만, 해당 경기를 승리하더라도 레버쿠젠과의 격차가 4점이나 남았기에 우승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홈팀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는 해리 케인이 자리하고 2선에는 르로이 자네와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받쳤다. 3선은 하파엘 게레이루와 요주아 키미히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알폰소 데이비스, 마티아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원정팀 브레멘은 3-5-2 포메이션을 택했다. 최전방 투톱은 닉 볼테마드와 저스틴 은진마로 구성됐다. 중원은 옌스 스타게, 센느 리넨, 로마노 슈미트가 나섰다. 윙백에는 펠릭스 아구와 미첼 바이저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앤서니 융과 마르코 프뢰들, 니클라스 스타크가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마이클 체터러가 지켰다.
바이에른은 전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며 공격을 시도했다. 다만 휴식 이후 돌아온 케인과 무시알라, 코망 등 전방 자원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반면 브레멘은 바이에른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빠른 역습으로 계속해서 바이에른을 위협했다.
브레멘이 먼저 위협적인 기회를 잡았다. 전반 24분 바이에른의 공격이 중원에서 끊기자 곧바로 바이저의 역습으로 순식간에 바이에른 페널티박스 안에 도달했다. 슈팅은 데이비스를 맞고 다행히 노이어 품에 안겼지만, 조금만 더 슈팅이 정확했다면 바이에른이 쉽게 선제 실점할 수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브레멘은 전반 25분 바이에른의 골망을 흔들었는데, 은진마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 노이어를 뚫어냈다. 다만 VAR 판독을 통해 앞선 상황에서 파울이 지적되며 바이에른은 위기를 넘겼다.
바이에른도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전했다. 사네의 단독 돌파와 우파메카노의 슈팅이 나왔지만, 브레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두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바이에른은 후반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케인의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공격이 마무리됐으나, 슈팅은 골문이 아닌 관중석으로 향했다.
바이에른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브레멘이 기회를 잡았다. 후반 14분 측면에서 공을 잡은 바이저가 데이비스를 완전히 제치고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바이저의 슈팅은 노이어마저 막지 못하며 바이에른 골망을 흔들었다. 브레멘은 다소 부족했던 공격 기회를 제대로 살리며 바이에른에 일격을 가했다.
선제 실점을 허용한 바이에른은 분주해졌다. 후반 18분 키미히와 게레이루, 데이비스를 빼고,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마티스 텔을 투입해 중원과 공격에 더욱 힘을 줬다. 이후 뮐러가 분전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가 나오지 않았다.
케인도 득점을 위해 노력했다. 후반 28분 케인이 문전 앞에서 헤더를 통해 팀 동료에게 공을 전달하려 했는데, 케인의 헤더를 받아줄 선수가 없었다. 후반 33분에는 사네의 위협적인 왼발 슈팅이 체터러의 선방에 막히며 땅을 쳤다. 케인은 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통해 골문을 노렸는데, 이마저도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후반 막판 바이에른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크로스가 문전 앞에 자리한 텔의 머리에 닿았다. 텔의 헤더는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듯 했는데, 체터러가 놀라운 운동 신경으로 텔의 슈팅을 선방해내며 바이에른 팬들을 탄식하게 만들었다. 텔은 이후 후반 42분에도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공이 골문을 외면했다.
바이에른은 이후 후반 추가시간까지 공격을 주도하며 경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공격수들의 슈팅은 모두 브레멘 골문을 벗어났고, 결국 경기는 바이에른의 0대1 패배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투헬은 "우리가 잘 훈련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아무도 우리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우리는 오늘 무의미하게 플레이했고, 패배할 만했다"라며 경기력을 비판했다.
이어 "훈련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치가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그랬다. 선수들은 훈련을 잘 했다. 하지만 바이에른이란 팀에서 뛴다면 경기에서 훌륭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재 빠진 바이에른, 승리도 주춤
당초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컸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수비의 핵심이다. 바이에른은 후반기 시작부터 김민재와 작별해야 했다. 김민재는 1월 12일부터 시작된 아시아컵에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참여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결승까지 오른다면 최고 2월 10일까지 김민재가 바이에른에 복귀할 수 없다.
독일 언론도 걱정했다. 아벤트차이퉁은 지난해 12월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가오는 아시안컵을 걱정하고 있다'라며 김민재의 아시안컵 참가를 조명했다. 아벤트차이퉁은 '이번 시즌 바이에른에서 가장 많은 항공 마일리지를 수집한 선수는 누구인가? 캐나다인 알폰소 데이비스? 이 선수는 세 번의 A매치 기간 중 두 차례만 고국으로 향했다. 반면 한국의 김민재는 6차례의 A매치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아시아와 영국에서 친선경기를 치렀다. 승자는 김민재다'라며 김민재가 올 시즌 가장 많은 거리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바이에른 선수라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바이에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고작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일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약간의 적응 문제와 사고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투헬 감독도 김 캉테에게 의존했다. 그는 단 2번의 경기만을 결장했다'라며 김민재가 바이에른에서 다진 입지를 높게 평가했다.
바이에른은 김민재가 없는 동안 호펜하임, 베르더 브레멘, 우니온 베를린, 아우크스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와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첫 경기 호펜하임전을 승리했지만, 이어진 브레멘전에서 무너졌다.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리는 내년 2월 10일일 직후 김민재가 합류할 가능성이 크기에 11일 열리는 레버쿠젠전까지도 결장할 확률이 높다. 이런 경기력 부진 상태에서 묀헨글라트바흐, 레버쿠젠 등 난적 등을 상대로 김민재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바이에른에게도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호펜하임전에서의 승리로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던 바이에른이 김민재의 부재 속에 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빠른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 리그 우승은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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