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XR 시장 견인?…"킬러앱 안줘" 견제하는 구글·메타
올해 XR 헤드셋 출하량 390만대 전망…전년 비 두자릿수 성장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첫 공간컴퓨터 '비전 프로'가 미국에서 사전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되며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비전 프로의 영향으로 XR(확장현실) 시장의 반등을 기대 중이다. XR 시장을 두고 애플과 경쟁하게 될 구글, 메타 등은 비전 프로에 '킬러 앱'을 제공하지 않으며 견제구를 던지는 양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9일 미국에서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사전 판매는 온라인 주문 후 배송 또는 매장 수령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수량 물량은 사전 판매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동났고, 온라인 주문 배송 날짜도 3월8~15일로 미뤄졌다. 애플이 물량 부족을 우려해 사전 구매 시 페이스 ID 인증, 머리 크기 스캔 등의 절차를 적용했음에도 구매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는 오는 2월2일 공식 출시돼 매장 판매가 시작된다. 애플이 사전 판매 및 공식 판매별 물량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판매용 물량이 6만~8만개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됐다. 오프라인 물량 또한 빠르게 매진될 가능성이 크다.
비전 프로는 ▲256GB(기가바이트) 모델은 3499달러(약 468만원) ▲512GB 모델은 3699달러(약 495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3899달러(약 521만원)다. VR(가상현실) 기기 강자인 메타의 최신 기기보다 약 7배 더 비싼 수준인데도 판매 초기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비전 프로 출시의 영향으로 올해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39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비전 프로의 연 판매량은 약 5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최초 모델인 만큼 주 소비층은 일반 대중보다는 열성적인 애플 팬, 개발자, 얼리어답터, 기업 사용자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헤드셋 핵심 부품 공급을 안정화하고, 비전프로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높다면 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또한 올해 XR 시장의 성장은 애플 뿐만 아니라 메타, 소니 등 기존 주요 업체들의 신제품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미 XR 헤드셋 출하량의 약 70% 차지하고 있는 메타는 지난해 말 '퀘스트3'를 선보였다. 소니 또한 게임용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지난해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전문가용 헤드셋 신작 공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또한 올해 MR(혼합현실) 헤드셋 시장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연말 출시가 유력해 올해 시장 성장에는 크게 기여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전 프로의 출시가 XR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전 프로에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는 우려도 있다. 비전 프로가 높은 가격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활용할 콘텐츠나 킬러 앱 확보가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통해 사진과 영상 등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살려 선명한 색상의 실물 크기로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성능에 무색하게 비전 프로에서는 주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소셜미디어(SNS) 앱을 활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전 프로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스포티파이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앱들이 지원되지 않는다. 이들 앱 운영사들은 모두 비전 프로 전용 앱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물론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한 것은 아니다. 애플 OS(운영체제) 전용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통해 각 서비스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로그인하면 똑같이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만 기존에 아이폰에서 앱 실행만으로 간단하게 이뤄졌던 것이 다소 불편해지는 건 감수해야 한다.
특히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과 인스타그램·페이스북·왓츠앱을 운영하는 메타가 비전 프로용 앱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경쟁사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메타는 이미 VR 시장에서 가장 지배적인 위치에 있고, 구글은 삼성전자·퀄컴과 동맹을 맺고 XR 헤드셋 신작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사 제품 흥행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만큼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에 킬러 앱을 선물해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앱은 비전 프로에 아예 탑재되지 않거나, 구글·메타 제품이 시장에 완전히 안착한 후에나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는 "많은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XR 분야 진출은 업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오랫동안 예상돼왔다. 애플의 시장 진입이 불러일으킬 소비자 관심은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헤드셋을 제공하는 기존 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애플 제품의 가격대가 높은 만큼 더 저렴한 가격으로 기술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많은 매니아들이 (다른 제품에) 몰려들어 글로벌 XR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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