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 사퇴 요구, 명백한 당무 개입”

민주당 “정치 중립 위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당무 개입에 대한 법적 조처를 검토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한동훈 비대위원장) 본인이 스스로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는 것을 본인 입으로 확인해 준 것 아닌가. 대통령 비서실장이 와서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명백한 당무개입이고, 정치 중립 위반이라 판단한다. 법적 검토를 거쳐 조치할 게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 조처의 구체적 대상자는 검토가 끝난 후 선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자르기든, ‘약속대련’(공격과 방어를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겨루는 것)이든, 윤석열 아마추어 정권이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김기현에 이어 한동훈 비대위원장까지 내쫓는다면 당무개입,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수준 낮은 약속대련인지,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불화설이 맞는지, 결국 한동훈 비대위원 행동이 무엇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