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면 3월이 막차, 3분기 반등”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 진단
1분기 조정, 2분기 보합, 3분기 상승
“전셋값 2~3년 강세, 8월 상승여지”
“올해 집 살 준비가 된 상태라면 시기를 더 당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이 가장 위축된 1분기에 적극적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지역이나 매물에 대해 주의 깊게 검토해야 됩니다.”
적절한 내집마련 시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주제다. ‘자금이 마련됐을 때’, ‘매수 준비가 됐을 때’라는 전제 하에 올해 매수 계획을 갖고 있는 수요자들은 상반기가 좋을지, 하반기가 좋을지 골머리를 앓는다.
22일 헤럴드경제 투자·재테크 전문 콘텐츠 ‘부동산360’ 유튜브 채널에서 만난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해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무주택자라면 최대한 매수 시기를 앞당기라는 조언을 내놨다.
박 교수는 “집을 매수하는 건 자기 자금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대출 여건이 맞고 상환능력이 확보됐을 때가 매수 시기”라면서도 “1분기에는 조정 상태가 나타나고 하반기에는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에 비중을 둔다면 매수 시기는 가장 안 좋을 때인 1분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부터 소폭 상승...대출규제 도마 위 오를 것=그가 매수 추천 시기로 1분기를 꼽은 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1분기 조정-2분기 보합-3~4분기 소폭 상승’의 ‘전약후강’ 패턴으로 흘러갈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종합 전망의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의 주된 변수인 ‘금리’가 있다.
박 교수는 “2022년 말을 기점으로 6~7%에 육박하는 대출금리 급등이 있어 집 살 여력이 떨어졌다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특례보금자리론이 매수의 촉매제 역할을 했고 이게 소진이 되면서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위축된 양상”이라며 “그만큼 금리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하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늦어도 상반기 말부터는 금리를 세 번 정도 인하할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라며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텐데 적어도 2분기까지는 금리인하가 적용될 확률이 높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수자 입장에선 금리 부담이 덜어진다는 이야기가 되고 기존 매수자들도 금리 안정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일정 부분 소비로 전환돼 전체적인 경제도 활성화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금리 외에도 올해 집값을 가를 주요 변수로 ‘대출규제’를 언급했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40%로 적용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수요 진작을 위해선 과도한 DSR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관점이다.
그는 “올해 대출규제 완화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며 “DSR 40%는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아니면 집을 살 수가 없는 비율이다. 자칫하면 중산층의 주거사다리 매입이 끊길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고 정부가 DSR 예외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정상화시켜야 한다. 대출받아서 집을 살 수 있게 해주면 매수자는 자신이 상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며 “청년층이 집을 사야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결혼을 할 수 있고 출산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출규제는 완화라기보다 정상화라는 표현이 맞다”고 강조했다.
▶전셋값 강세 2~3년 지속...갱신권 계약 만기 다가오는 8월 상승 우려=전세시장과 관련해선 향후 2~3년간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박 교수는 2020년 7월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 사용으로 4년이 경과한 전세가 신규로 전환되며 전셋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8월 1일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 2년+2년으로 4년을 사신 분들이 더 이상 연장이 안 되고 신규 전세로 전환해야 하는데 집주인 입장에선 그간 못 올린 금액을 한번에 올릴 수 있다”며 “전세는 가구가 분화하며 가구수가 늘어남에 따라 신규 수요가 계속 진입하는 시장인데 공급은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률이 매매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는 추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셋값 강세가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 교수는 “서울은 아파트 입주 물량도 적고 갱신권 사용에 해당되는 사람은 가급적이면 거주하는 집에서 연장하는 걸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전세 매물 자체가 잘 안 나온다”며 “더욱이 전세사기로 인해 다세대 주택에서 소형 아파트로 전세를 옮기려는 일부 수요도 나타날 여지가 있어 서울은 전셋값 상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전셋값이 높아지면 수요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수도권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며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시장에서도 전셋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GTX 개통·1기 신도시 눈여겨볼 만...일산 마두·백석 등=올해 집을 산다면 1분기 내에 결정하라는 조언을 건넨 박 교수는 올해 수요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지역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적용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을 언급했다.
그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은 일산”이라며 “서울과의 연결성이 대폭 개선되는 데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1기 신도시 중 분당의 겨우 가격이 어느정도 올라있지만 일산은 분당의 반값도 안 된다”고 했다.
올해 3월말 조기개통 예정인 GTX-A노선이 대곡역, 킨텍스역을 거치는 만큼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일산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0분 만에 올 수 있게되면서 일산 신도시 초입에 있는 마두, 백석 등 지역에도 관심을 두루두루 갖는 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상·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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