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문 여는 강릉 솔올미술관…개관전은 캔버스 칼로 자른 ‘폰타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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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 새로운 공공미술관인 솔올미술관이 오는 2월 14일 문을 연다.
솔올미술관은 전시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에서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 21점을 소개한다.
솔올미술관 관계자는 "폰타나와 곽인식 사이에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적·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 두 미술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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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강원 강릉에 새로운 공공미술관인 솔올미술관이 오는 2월 14일 문을 연다.
개관전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현대미술 거장인 루치오 폰타나 작품 27점이 걸릴 예정이다. 깨끗한 화폭 위에 칼자국을 쓱쓱 낸 작품으로 ‘공간주의(Spatialism)’를 창시한 그는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미술사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특히 폰타나는 화폭을 절개해 2차원적 화폭을 3차원으로 만들어낸 작가로 저명하다. 전통 회화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물리적 공간을 작품에 끌어들인 것이다.
솔올미술관은 전시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에서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 21점을 소개한다. 공간주의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인 ‘베기(Tagli)’ 연작,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은 ‘자연(Natura)’ 연작이 전시된다.
폰타나의 네온 공간설치 작업 6점도 아시아 미술관에서 최초로 소개된다. ‘공간환경’ 연작 6점으로, 작품의 원본이 전시된 1940~1960년대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가 그대로 재현될 예정이다. 관람객은 물질에서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폰타나의 공간환경 속으로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루치오 폰타나 재단과의 협업과 주한 이탈리아문화원의 후원으로 기획됐다.
이와 함께 솔올미술관은 한국 미술과 세계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는 첫 번째 ‘In Dialog(인 다이아로그)’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작가 곽인식(1919~1988)의 작품 20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작가가 화면에 변형을 가하거나 돌, 유리, 철판, 화지 등 일상적인 재료의 특성을 탐구해 재료의 내적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 시도한 회화와 조각을 만날 수 있다.
곽인식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한 미술가다. 솔올미술관 관계자는 “폰타나와 곽인식 사이에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적·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 두 미술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솔올미술관은 2020년 강릉시 교동 7공원 개발과 연계돼 추진된 3개층 약 975평 규모 미술관이다. ‘솔올’이라는 이름은 미술관이 자리한 지역의 옛 이름으로,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의미다.
진입로를 시작으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발 62m 높이에 백색의 미술관이 서서히 드러나도록 설계됐다. 마이어 파트너스(Meier Partners)의 건축 작품으로, 현대 건축의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이 담겼다.
자연의 빛을 활용한 흰색의 독특한 건물 건축가로 알려진 리처드 마이어는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다. 애틀랜타 하이 미술관(1983),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1985),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1995), 로스앤젤레스 게티 센터(1997) 등을 설계했다.
초대 관장은 전 대구미술관 전시팀장을 지낸 김석모(48) 큐레이터가 선임됐다. 김 관장은 “솔올미술관은 미술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는 공간”이라며 “한국 미술과 세계 미술의 미학적 연결성을 찾아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세계 미술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 미술관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솔올미술관은 재단법인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 초기 운영을 맡는다. 전시 기획, 브랜딩 전략 수립, 홍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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