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종병원, 단 2개월 만에 심장이식 수술 6건 연달아 성공
중증 심장질환 환자의 체계적 관리, 신속·정확 수술 시스템 역량 주목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인천세종병원(병원장 오병희)이 단 2개월 만에 심장이식 수술 6건을 연달아 성공켰다. 오래도록 이식을 기다려야만 하는 중증 심장질환 환자에 대한 병원의 체계적 관리와 신속·정확한 수술 시스템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인천세종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0·19일, 11월 2·23·29일, 12월 8일 총 6명 환자에 대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30~60대의 환자들은 모두 회복해 무사히 퇴원했다.
30대 환자 A씨는 2년 전 심장 근육 기능이 떨어져 수축과 이완을 잘하지 못하는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심한 기침에 소화가 안 돼 동네병원을 찾았는데, 이곳에서 심장이 비대해진 것을 확인했다. 소화불량도 대표적인 심부전 증상이다.
인천세종병원으로 전원한 A씨는 그러나 심부전 약제(승압제) 처방에도 부정맥이 심해지는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회복할 심장이 아니라고 판단, 좌심실보조장치(LVAD)로 버티게 하고 이번에 심장이식을 진행했다.
인천세종병원은 A씨 가족에 대한 심장 검사도 놓치지 않았다.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 원인에 유전적 소인도 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A씨의 엄마와 누나에게서 각각 심장혈관 석회화, 선천성 판막 기형이 발견됐다.
인천세종병원은 개원 이후 1천명 이상 환자 및 환자 가족을 상대로 유전 검사를 진행해 심장병을 진단했다.60대 B씨 역시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었다. 오래도록 대학병원에서 치료하다 호전이 안 돼 인천세종병원으로 전원했다. 그는 몇 차례 심장 혈관을 확장시키는 스텐트 시술을 받고도 심정지가 발생, 심박동기 삽입까지 하는 경험을 가졌다.
B씨는 “정말 오래도록 심장병과 싸웠다. 도무지 버틸 수 없어 인천세종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드디어 건강을 회복했다”며 “심장이식 수술 탓에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손주가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벅차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오래도록 약물치료를 해오던 중 갑작스러운 심장이상으로 결국 의식을 잃은 채 인천세종병원 응급실로 실려 온 뒤 심장이식을 받거나, 심장 근육이 경직돼 제대로 팽창·수축이 어려운 제한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LVAD 수술을 한 뒤 심장이식 수술을 한 환자도 있었다.
이번 심장이식 수술 성공의 주역은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이다. 그는 이들 모두에 대한 심장이식 전 과정을 통솔하는 주치의 역할을 했다.
김경희 센터장은 2013년부터 미국 드렉셀 대학과 교류하며 LVAD와 중증 심부전 환자에 대해 연구하고, 미국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펜스테이트 병원 연수를 마쳤으며, 국제심폐이식학회 프로그램 위원과 심장이식 가이드라인 위원장을 맡은 이 분야 권위자다. 그는 (재)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임원이기도 하다. 당연직을 제외한 보건의료, 법률, 회계,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 9명 임원중 유일한 심장 분야 전문 의료인이다. 그의 저서 ‘심부전과 살아가기’는 중증 심부전 환자들 사이에서는 필독 서적으로 알려져 있다.
B씨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무조건 주치의인 김경희 센터장의 뜻을 따르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긴말할 필요 없다. 심장병 환자는 무조건 인천세종병원으로 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의 체계적 시스템도 빛을 발휘했다. 심장이식 수술은 뇌사 심장 공여자가 있어야만 가능하며, 4시간 이내에 심장을 이어야 하는 등 신속함이 생명이다.
수술 자체는 물론 수술 전 이식 대기기간, 수술 후 회복 관리를 위해 심장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감염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양과, 약제과, 호흡기내과, 간호코디네이터 등 수많은 진료과와 협업 역시 필수적이다.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는 이와 같은 신속함과 협업은 물론, 여타 병원에서는 보기 드문 24시간 전문의 상주 시스템도 갖췄다. 2개월에 걸쳐 연달아 진행된 심장이식 수술이었음에도 한치 흔들림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인천세종병원은 지난 2017년 개원 이후 1천례가 넘는 심장 수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심장이식 수술과 LVAD 수술 성공률과 유지율 모두 높다.
인천세종병원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은 “심장이식은 각 진료과의 신속하고도 유기적인 협업체계가 필수적이다. 이른바 병원 전체가 움직여야 가능하다”며 “인천세종병원은 모든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움직이며 중증 심부전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앞으로도 심장이식은 물론, 모든 심장질환 치료 전·후 환자 관리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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