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다시 800원대 가나…1월 BOJ 회의 쏠린 눈

남주현 기자 2024. 1. 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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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900원 초반 기록 중…12월 초 이후 최저 수준
美 조기금리 인하 후퇴에 日 금리 정상화 기대 밀려
"1월 BOJ 결과 선반영…엔화 800원대 안착 어려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거주자 엔화 예금은 13억1000만 달러 늘어난 99억2000만 달러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폭으로 잔액으로도 최대치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2023.12.2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연초 920원까지 치솟았던 원·엔 재정환율이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관측 후퇴와 일본은행(BOJ)의 초저금리 유지 전망에 따른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차이 유지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전문가들은 1월 BOJ 회의에서 통화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미 1월 결과가 선반영됐다는 점과 최근 엔화 가치 하락이 과도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약세가 어렵다고 본다. 원·엔 환율이 일시적으로 800원대를 터치할 수는 있겠지만, 방향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2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날 10시47분 현재 일본 엔화의 매매 기준율은 900.47원을 기록 중이다. 엔화 값은 이달 2일만 해도 919.69원을 기록했지만, 직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900.14를 기록하며 20여일 동안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면 지난달 6일(892.02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 된다.

새해 들어 미 연준의 조기금리 기대 후퇴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만면, 엔화는 마이너스 금리 수정에 대한 기대가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결과다.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해석에 이달 초 80%대를 기록하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연준 인사들의 연이은 매파 메시지에 최근 50%대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중동 분쟁 확전 우려도 달러 수요를 높이며 달러인덱스는 지난해말 100선에서 최근 103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반면 엔화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포기 가능성이 뒤로 밀리며 힘이 빠졌다. 12월 BOJ에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신중한 자세에 대한 실망감은 그대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물가 둔화세도 통화정책정상화에 대한 전망을 후퇴시키고 있다. 일본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2.3%로 2개월 연속 둔화하며 그대로 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를 꺾었다.

미국과 일본의금리 차가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엔화 매도가 늘었다는 해석이다. 새해 첫날 만해도 달러당 140.87엔이던 엔화값은 이달 19일 148.14엔까지 뛰며 150엔에 육박했다.

로이터통신은 "BOJ가 마이너스 금리 등 통화 완화 기조에 손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 보는 일본의 통화정책 변동 시점은 노동 조합의 4월 임금 인상 투쟁(춘투) 전후에서 최근 2분기 이후로 밀린 상태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도 2% 내외로 예상된다"면서 "BOJ는 하반기 중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하되, 이후 동결 기조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도쿄=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4월10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난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2023.06.16.


다만 전문가들은 BOJ가 1월 정책회의에서 금리 정상화에 대한 뚜렷한 시그널을 남기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정책 결과가 이미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BOJ 1월 회의는 23일까지 열린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1월 회의에서 시장을 놀래기는 어려워보인다"면서 "미 금리 기대 변화에 엔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크게 약세를 보였다는 점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더 이상 약세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했다.

실제 미 연준의 조기 피벗 기대 후퇴에 따른 엔화 약세는 원화 가치 하락에 비해서도 크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원화값은 3.96% 떨어진데 반해 엔화값은 5.01%로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그는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화 역시 동조화 움직임을 보이며 일시적으로 원·엔이 800원 중후반대로 내려갈 수 있겠지만, 방향성을 보이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BOJ에서 통화 정책 유지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 영향은 제한되며, 엔·달러는 고점 인식에 따른 조정을 보일 전망"이라며 이번주 원·엔 환율이 878~917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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