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최소 20석 이상 전망…감동 주는 ‘대연합’ 하면 ‘예측 불가’”

김종일·구민주 기자 2024. 1. 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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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당 연대의 물밑 조율사 ‘원조 친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신당 성공하면 대선 앞두고 정치권 이합집산 한 번 더 있을 것”

(시사저널=김종일·구민주 기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며 오랫동안 '노무현의 경호실장'으로 불려온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지금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들의 소통실장'처럼 물밑에서 활발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조 교수는 1월17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연구실에서 진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과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제3당의 성공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했다. 

그는 양극단의 정치가 선거에서 경쟁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 거대 양당이 더 이상 민심을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공천이 곧 당선'인 구조가 굳어지면서 1인 지배 정당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 신당들이 대연합으로 선전해야 '경쟁'을 다시 한국 선거에 불러올 수 있고 악화일로의 한국 정치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시사저널 임준선

"신당 매개로 대연정 효과 누려야"

신당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러 변수에 달렸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때와 비교해 보면, 그때와 같은 돌풍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차이점은 일단 현역 대통령이 지금 신당에는 없다. 세 가지 변수가 관건이라고 본다. 먼저 인재 영입이다. 과거 열린우리당은 여당이라 인재가 많이 왔다. 선거에선 후보의 질이 중요한데 지금 신당은 인재 영입 경쟁에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다음은 거대 양당에서 현역 의원의 이탈이 얼마나 많을지다. 아직은 너무 적다. 무엇보다 핵심 변수는 대연합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여부다. 사실 이 과정에 많은 위기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신당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까.

"최소한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열린우리당 과반을 가장 먼저 예측한 사람인데, 지금은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웃음). 신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보는데, 방금 말씀드렸던 세 가지 변수에 달려있다고 본다. 대연합으로 가는 과정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대연합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드리면, 신당 지지자는 물론 거대 양당을 지지하는 기존의 유권자층도 움직일 여지가 있다. 그때의 결과는 속단 불가, 예측 불가다. 물론 그렇지 못할 때는 반대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름다운 대연합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상식 있는 사람들은 힘을 다 합쳐야 할 때다. 지금은 좌우가 문제가 아니다. 이념의 연대가 아니라 상식의 연대를 할 때다. 그래야 민주당 지지자,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신당에 표를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민주당 탈당파인 '원칙과 상식'을 다 포함하나.

"모두 거대 양당에 의해 비주류라고 탄압받고 배척됐던 분들이다. 이분들이 서로 토론을 하면 합의가 상당히 잘될 것이다. '이념이 다른데 어떻게 같이하냐'라고도 하는데, 선진국은 이념이 다 달라도 대연정을 한다. (단호하게) 지금 대연정을 못 해내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못 간다. 그런데 거대 양당은 뿌리부터 달라서 대연정 못 한다. 그러니 신당을 매개로 대연정 효과를 누리자는 것이다. 대연정 못 해내면 우리나라엔 미래가 없다. 이게 신당의 비전과 가치다."

신당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꼭 해야 할까.

"'반(反)윤석열' '반이재명'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선 이길 수 없다. 민주당이 '반윤'만 하면 가만히 있어도 이긴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이 아니지 않나. 그게 싫어서 무당층에 머물고 있는 유권자를 끌어들이려면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저는 이번이 정말 제3당이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싶다. 양당의 기득권화가 더 고착화되면 제3당이 나올 가능성조차 사라질 거다. 지금도 '경쟁 지역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민주당 텃밭, 국민의힘 텃밭이 점점 뚜렷해진다. 왜 양극단의 정치인 윤석열과 이재명이 탄생했나. 지역 경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선거가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공천이 곧 당선'이 됐고 1인 지배 정당이 탄생한 것이다. 신당이 정치판에 경쟁을 다시 불러올 유일한 수단이다. 기득권을 해체하는 선거법 개정, 거구제 개편 등을 꼭 해야 한다. 최대공약수가 아니라 '양당제를 깨는 선거제 혁신'이란 단일한 비전에 찬성하는 세력은 다 뭉쳐 단일대오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연정의 토대를 놓는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한다."

신당의 역할은 어디까지로 보나.

"신당이 일정하게 성공하면 다음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한 번 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신당 성공의 효과로 양당으로 하여금 국민이 신당을 지지했던 기대에 부응해 개혁에 나서게 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의 증오정치와 극단의 정치가 다음 대선 때까지 가게 되고, 양당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은 또 생겨날 것이다. 자연스럽게 대선 전에 이합집산이 또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신당에서 낸 대선후보가 당선된다면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의원 일부를 역으로 흡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신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나.

"언론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낙연 신당 측과 이준석 신당 측에 오해가 없도록 하는 일을 지금 하고 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어떤 뉴스가 나왔는데, 보면 '이 기사는 이낙연 측이 보면 기분 나쁘겠다' 혹은 '이준석 측이 오해할 수 있겠다' 싶은 것들이 있다. 그렇다면 제가 대신 물어보고 사실 확인을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게 부탁했던 역할이 있었다. '정치하지 말고 힘 있는 시민사회에서 쓴소리를 해달라'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신당도 의석을 좀 얻으면 초심을 잃을 수 있는데 밖에서 경고음을 내고 싶다."

"이낙연-이준석, 환상의 조합 될 수도"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과연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

"잘 합쳐놓으면 '상생과 포용'이라는 시대정신이 잘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인 이준석은 옳다고 생각하면 손해를 보는 일이라도 토론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려한다. 전략가이면서 정책 디테일에 강하다. 그에게 부족한 면은 또 품위와 배려에 일가견이 있는 정치인 이낙연이 포용해줄 수 있다. 얼핏 보면 '극과 극'처럼 보이지만, 둘을 잘 조합하면 환상의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인 이준석'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굉장히 장점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정면돌파' '책임정치' '토론을 즐긴다는 점' 등에서 상당히 닮았다. 실제 이준석 책을 보면 늘 노 전 대통령이 등장한다. 단점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말했듯 말을 거침없이 하는 걸로 비친다는 점이다. 보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건 내용보다 태도다. 노 전 대통령은 알면 알수록 존경이 가고 덕이 깊은 분이었다. 더 덕 있는 모습으로, 남을 배려하는 정치인이 되면 대통령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인 이낙연'은 어떻게 보나.

"그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 대통령 취임사를 준비할 때 저도 같이 했다. 그 연설문을 문필가가 썼다가 교수가 썼다가 마지막엔 이낙연 전 대표의 손에서 탈고가 됐다는 얘길 들었다. 그만큼 노 전 대통령이 신뢰했던 분이다. 점잖고 합리적이다. 총리 때 품격의 언어를 보여줬다. 이런 분이 신당을 한다고 결심한 것은 '그동안 얼마나 분노가 쌓였다는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이 전 대표에게 얼마나 온갖 막말을 했나. 탈당할 때도 그렇다. 돌팔매질을 한 것이다. 이별에도 예의가 있어야 하는데 온갖 악담을 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를 떠나보낼 때와도 너무 비교가 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예의를 갖춰 이별을 했다. 이런 민주당을 본 적이 없다. 지금의 민주당은 당대표부터 현역 의원, 지지자들까지 어떻게 그렇게 예의가 없고 염치가 없고 상식이 없는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 당에 대해 쓴소리를 안 하고 죽으면 노 전 대통령 얼굴 보기가 부끄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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