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진의 웨이투고] 꿈꾸는 힘, 내면의 힘

조민진 작가 2024. 1. 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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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빈 자리를 향해 경배했던 무불상 시대를 둘러보면서 종교나 신앙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임을 곱씹었다.

시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믿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보이는 것에 의존해 사는 일상의 한계 역시 새삼스레 되씹게 됐다.

내면의 힘으로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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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진 작가
새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빈 자리를 향해 경배했던 무불상 시대를 둘러보면서 종교나 신앙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임을 곱씹었다.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시점은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기원전 4세기경으로부터 500년 후였다. 기원후 1세기, 인도 북부 간다라와 마투라 지역에서 처음으로 석가모니를 인간 형상으로 만들어 숭배했다.

그 전에는 불상 없이 석가모니를 믿고 절했다. 부처의 형상이 아닌 상징에 믿음을 표했던 것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던 보리수 나무 아래 '빈 자리'나 그의 '발자국', 바른 법을 뜻하는 '수레바퀴' 등으로 석가모니 존재와 가르침을 이해하고 해석했던 시대가 길었다. 때때로 힘겨운 순간이면 그저 마음 속으로 '부처님, 도와주세요!'를 외쳤던 나는 전시('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를 관람하며 하나 더 알게 돼 경건한 마음이 깊어졌다.

시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믿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보이는 것에 의존해 사는 일상의 한계 역시 새삼스레 되씹게 됐다. 보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대부분은 보던 대로 보며 산다. 시각의 한계인 동시에 생각의 한계. 우리는 생각대로, 혹은 생각만큼 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 '호모 사피엔스'의 세계는 그래서 저마다의 한계가 서로 다르다.

리처드 바크가 쓴 세계적 베스트셀러 '갈매기의 꿈'(1970년)은 꿈꾸는 갈매기 조나단 이야기로 한계를 뛰어넘는 일에 대해 말한다. 조나단은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진리를 이상으로 삼았다. 멀리 있는 건 아직 볼 수 없는 것이고 높이 날아야만 볼 수 있는 것. 먹이보다 비행을 욕망하는 조나단은 제자 플레처에게 당장 눈에 보이는 것 만을 믿지 말라고 가르친다.

"눈이 보여주는 것은 다 한계가 있을 뿐이란다. 너의 이해력으로 보고,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거라. 그러면 너는 나는 법을 알게 될 게다"라고 조언한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이해하고 꿈꿀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자유로운 갈매기가 한계 없이 날기 위해선 지금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 여겨선 안 되는 거였다. 생각할 수 있는 만큼 꿈꿀 수 있으니 생각을 키워야 했다. 수행을 반복하며 무리의 한계에 도전해야 했다. 조나단도, 플레처도 그렇게 한계를 깨고 자유로이 비행하는 이상에 도달했다. 한계를 깨려고 애쓴 갈매기에게는 당장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는 내면의 지력(智力)이 있었다. 그것이 비상(飛上)의 힘이었다.

보이지 않는 걸 믿을 수 있을 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꿈을 꾼다는 건 꿈을 본다는 것이다. 높이 날면 더 멀리 볼 수 있듯이 아는 만큼, 생각만큼 더 크게 볼 수 있다. 내면의 힘으로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이다. 조나단의 비상도 무불상 시대의 믿음도 이해력과 앎에서 비롯됐다. 그러니 내면의 힘을 키워 더 멋진 꿈을 꾸자. 내면이 견고해지면 좋겠다.

조민진 작가

조민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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