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넘보는 `인뱅 3사`…작년 주담대 70% 넘게 성장

주담대 잔액 기준 전년 말 11조원 늘어
올해도 주담대 갈아타기 등 낮은 금리 내세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약 11조원 늘어 70%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4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이 약 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는 눈에 뛴 성장세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이 같은 수요를 잡기 위해 금리 경쟁력 등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에서도 낮은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22일 인터넷은행 3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6조6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15조5928억원)과 비교해 11조455억원(70.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18조3276억원에서 431조9299억원으로 13조6023억원(3.3%) 늘었다.

인터넷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조3112억원으로, 1년 새 8조158억원(6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4조9211억원으로 2022년 말(2조2974억원)의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4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특판을 진행하면서 주담대 공급 규모를 늘렸다.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듯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대출 금리는 4대 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해 11월 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4.44%, 4.34%로, 4대 은행(4.51∼4.59%)보다 낮았다.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확대에 주력한 이유는 주담대가 은행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비교했을 때 담보가 있어 부실 가능성이 작다. 또 대출 금액은 상대적으로 커 이자 이익을 확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본래 인가 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3사 중 지난해 말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뿐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0.43%로 연말 목표치(30%)를 돌파했다. 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29.09%, 31.54%로 연말 목표치인 32%, 44%에 미달한 수준이었다.

올해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평균 잔액 기준 '30% 이상'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부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잔액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부담을 덜어낸 인터넷은행은 지난 9일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에서도 저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 최저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각각 3.495%, 3.50%로 4대 은행의 최저금리(3.68∼3.706%)보다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 첫날부터 고객이 몰려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했으며, 현재까지도 접수량을 조절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환대출 인프라 한도 소진할 경우 자체 대환대출 상품으로 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토스뱅크는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