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공화당 신성' 디샌티스, 경선 중도하차로 정치경력 타격
뼈아픈 아이오와주 패배…주지사 복귀해 2028년 바라볼 듯
(서울·맨체스터<뉴햄프셔>=뉴스1) 강민경 기자 김현 특파원 = 한때 미국 공화당의 신성으로 불렸던 론 디샌티스(45) 플로리다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더는 백악관 입성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질 뉴햄프셔주에서 반전을 꾀할 계기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에겐 승리를 향한 분명한 길이 없다"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다.
CNN방송은 한때 공화당의 전도유망한 주자로 주목받았던 디샌티스의 정치 경력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출마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 데다 예상보다 일찍 중도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광'으로 부상한 디샌티스, 트럼프에 못 이겼다
디샌티스는 트럼프의 후광으로 부상한 정치인이다. 플로리다주 6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3선을 한 뒤 2017년에서야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서 패널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당시 트럼프와 러시아의 유착의혹을 수사하던 로버트 뮬러 특검을 맹폭하며 트럼프 친위대로 명성을 쌓았다. 당시 트럼프는 디샌티스를 '진정한 파이터'라고 부르며 치켜세웠다.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디샌티스는 이듬해인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4년 동안은 트럼프와 다른 행보를 보이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코로나19 대응과 이민 문제, 교육 문제, 동성애 문제 등의 측면에서는 트럼프보다도 극우적인 행보를 보이며 극우 언론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학교 수업을 재개하고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에 반대했으며, 고등학교 과목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를 제외하도록 했다. 또 공립학교에서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에 관한 토론을 제한하는 법안도 추진했다.
◇뼈아픈 아이오와주 패배…주지사 복귀해 2028년 바라볼 듯
디샌티스는 최근 열렸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30%포인트(p) 가량의 격차가 났고, 헤일리에게 2%p차로 가까스로 이기는 등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디샌티스가 아이오와에서 총력전을 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더욱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99개 카운티 전체를 방문하는 등 선거자금과 조직을 '올인'했다. 이 때문에 향후 경선을 치르기 위한 자금 압박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전부터 뉴햄프셔주에 디샌티스 주지사의 TV광고가 나오지 않았다며 "디샌티스 주지사와 그의 동맹들 모두 위기에 처할 정도로 자금이 바닥난 것 같았다"고 전했다.
CNN은 디샌티스의 선거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8개월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의 출마에 대한 일관된 논리를 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유권자들과의 소통에서 경직되고 어색한 태도를 보였으며,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보다는 주지사로서의 업적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선거캠프의 내분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경험이 부족한 소수의 고문들이 그의 선거캠프를 이끌다가 경선을 후원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의 베테랑 공화당 요원들과 자주 부딪혔다. 특히 아이오와 코커스 당시 그의 슈퍼팩인 네버백다운은 대표가 네 번이나 바뀐 상태였고, 직원들과 고문들이 다수 이탈했으며 더는 광고를 내지 않았다.
◇경쟁자 줄자 기뻐하는 트럼프 "멸칭으로 안 부를 것"
트럼프는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디샌티스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자 환영하며 그를 더 이상 디생티모니어스(DeSantimonious)라는 별명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레이스에서 하차했으니 더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디생티모니어스는 트럼프가 당내 경쟁자로 부상한 디샌티스에게 붙여준 멸칭이다. 트럼프 자신이 디샌티스의 주지사 당선을 여러차례 도와주었는데도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불충한 사람이라는 속뜻이 담겼다. 생티모니어스(sanctimonious)의 사전적 의미는 '독실한 체하는' '성인군자인 척하는' 등이다.
디샌티스의 하차로 트럼프는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디샌티스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당내 유망 정치인 3인을 누르는 성과를 거뒀다.
아직 45세에 불과한 디샌티스의 다음 행보는 불분명하지만 일단은 3년의 주지사 임기를 채운 뒤 2028년을 노릴 전망이다. 디샌티스는 최근 몇 주 동안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2028년에 출마하라'는 독려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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