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도시 광산' 사업 본격화…현대글로비스, 사용후 배터리 업체 지분 투자

전처리 기술/설비 전문기업 ㈜이알에 지분 투자…고회수율·친환경 공정 가능 노하우 확보

현대글로비스 EV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업체와 손잡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전처리 기술을 갖춘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과 지분 투자에 관련한 투자계약서(SSA)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이알의 전처리 기술 및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됐다. 투자금액 및 세부 계약조건은 양사 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알은 2008년 설립됐으며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영역에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폐리튬 이온배터리를 저온 진공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해당 설비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처리 과정에서 폐수와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지 않고 전해질을 회수하는 친환경 공정 기술도 갖췄다.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전처리와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전처리는 물리적으로 사용후 배터리에 남아 있는 전력을 방전시키고 해체한 뒤 불순물을 제거한 이후 양극재 분리물인 블랙파우더까지 만드는 공정이다.

이른바 '도시광산'이라 불리는 이 사업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계없이 니켈과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점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관심이 높다.

앞서 2021년 현대글로비스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배터리 수거를 위해 전용 회수 용기를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회수 용기의 경우 여러 층에 배터리를 담아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게 제작돼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인증 자격을 취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의 물류·해운·유통의 사업영역을 견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확장에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경우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사업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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