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북극 한파'에 얼어버린 전기차...남은 겨울 어쩌나?
■ 진행 : 안보라 앵커, 정채운 앵커
■ 출연 : 권용주 교수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은 북극한파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강추위를 맞이했습니다. 추위 대비는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 전기차도 해야겠더라고요? 맞습니다. 미국에서 벌어진 전기차 충전대란 보니까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전기차는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와 자세한 얘기 나눠 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방금 영상에서 봤는데 미국은 최근에 체감온도가 무려 영하 50도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저는 상상도 못 할 온도이기는 한데 전기차 충전 전쟁도 벌어졌고 미국 언론에서는 충전소가 전기차 무덤이 됐다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이런 화면을 저는 처음 접하는 것 같은데 교수님 예상하셨던 부분일까요?
[권용주]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하죠. 왜냐하면 영하 50도 한파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니까 충전을 하기 위해서 긴 줄을 서게 되고 충전하러 가다가 또는 대기하다가 전력이 완전히 소진돼서 움직이지 못하니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고요.
이걸 보고 미국 언론들이 충전소가 전기차의 무덤이 됐다, 이렇게 표현을 한 거죠. 물론 충전할 곳이 많으면 무덤이 조금 줄어들겠죠. 그런데 충전할 곳이 많지 않으니까 한 곳에 몰리다 보니까 오히려 방전되고 정지되고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우리가 전기차가 추위에 약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고 겨울철에 스마트폰이 갑자기 꺼진다거나 이런 사례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전기차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권용주]
방송하시는 분들도 보통 야외 촬영할 때 날씨가 저온이면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는 것을 많이 경험하잖아요.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바퀴가 구동이 되니까 배터리는 화학 반응을 통해서 전기를 저장하고 내보내는 기능을 한단 말이죠. 그런데 이 화학반응이 온도에 영향을 받는 겁니다. 그래서 온도가 심하게 차가워지면 화학반응 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거고요.
전기를 담는 것도 오래 걸리고 사용할 때 빨리 소모되는 거죠. 배터리 내부에는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가 있는데 이게 액체기 때문에 기온이 내려가면 전자가 지나갈 때 힘들어합니다. 이걸 흔히 저항성이 올라간다, 이렇게 표현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아무래도 전기차든 뭐든 배터리 관련 제품들은 차가운 기운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그런 경향이 보이죠.
[앵커]
최근에 많이 나오는 단어가 LFP 배터리라고 합니다. 이 배터리가 추위에 더 취약하다는 말이 있는데 어떤 소재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권용주]
LFP는 L은 리튬이고 F와 P는 철과 인산을 의미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보통 리튬철인산이라고 부르는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형 전기차에 많이 사용을 하는 중이고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어딘가 단점이 있다는 얘기겠죠. 그 단점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떨어집니다. 그리고 기온이 떨어지면 오히려 저장할 수 있는 능력도 조금 더 저하되는 현상이 보이고요.
반대로 상대적으로 삼원계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주력하는 배터리인데 이게 삼원계 배터리가 추위에 상당히 강하다. 이런 평가가 있기는 합니다마는 삼원계 배터리도 기온이 아주 낮게 떨어지면 똑같이 성능 저하는 같이 일어납니다. 상대적으로 좀 덜 떨어지냐, 더 떨어지냐, 그 정도의 차이인데 기본적으로 추위에는 전기차가 약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거죠.
[앵커]
궁금한 게, 배터리별로, 배터리 특징별로 견딜 수 있는 영하의 온도가 혹시 어느 정도나 되는 건가요?
[권용주]
우리나라에서 보통 저온인 배터리 성능을 시험을 하거든요. 우리가 보통 전기차를 사시면 2차에 효율이 얼마다, 또는 1회 충전 거리가 얼마다라고 하는 복합주행거리가 나오는데 우리가 시험할 때는 영하 7도로 시험을 합니다.
[앵커]
영하 7도면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인가요?
[권용주]
보통 우리가 한파 그러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위인 영하 7도에서 시험을 해서 이게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얼마나 짧아진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죠.
[앵커]
이렇게 전기차 배터리 종류에 대해서 들어봤는데 요즘에 우리나라도 사실 날씨가 오늘부터 추워지고 있잖아요. 이런 날씨면 자동차 타고 출근하시다가 히터 안 트시는 분들 없을 텐데 히터 틀면 배터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맞나요?
[권용주]
우리가 내연기관차는 연료를 태우잖아요. 우리가 캠핑 가서 모닥불 태우면 따뜻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무언가를 태우면 열이 발생합니다. 그 열을 가지고 겨울에 난방을 하는 겁니다, 자동차 안에. 그런데 전기차는 무언가 태우는 게 없으니까 난방을 하긴 해야 되겠고 , 그러려면 쓸 수 있는 게 전기 난방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안에 있는 전기를 끌어다 쓰니까 조금이라도 주행할 수 있는 전기를 난방에 갖다 끌어쓰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행거리는 조금 짧아지게 되죠.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히트펌프라고 하는 기술을 넣기도 하는데 이런 건 뭐냐 하면 보통 에어컨 켜면 안에는 시원하지만 실외기로 가면 뜨거운 바람 나오죠. 이런 방식을 동일하게 활용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순환을 통해서 외부 열을 안으로 가정와서 쓰려고 하는 그런 기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히트펌프가 장착된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겨울철 주행이 조금 더 높아지는 그런 기술적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도로에 전기차 진짜 많이 보이던데 소유하고 있는 차량이 히트펌프 기능을 갖고 있는지 없는지도 따져보셔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권용주]
실제로 국내에 나와 있는 전기차 중에는 히트펌프 기능이 들어간 차가 있고 들어가지 않은 차가 구분이 돼 있습니다.
[앵커]
앞서 전기차가 견딜 수 있는 영하권의 차량 온도 시험을 할 때 영하 7도라고 하셨는데 오늘은 영하 8도 밑으로 떨어졌고 내일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예보가 된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오늘도 그렇지만 내일은 히터를 더 틀면서 추위를 견뎌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권용주]
그러면 주행거리는 더 짧아지겠죠.
[앵커]
이게 어느 정도, 그러면 미리 충전을 해놔야 되는 겁니까?
[권용주]
그렇죠. 그래서 겨울에 전기차 운행하시는 분들은 몇 해 지나고 나니까 요령들이 생겨서 미리 실내에서 충전을 다 해놓고 밖으로 나가시고 그리고 본인들이 판단하실 때도 자동차 안에서 지금 배터리 잔량이 얼마 남고 몇 킬로미터 주행할 수 있습니다라는 그 계기판의 정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거보다 충분히 더 떨어진다는 것을 미리 예측을 하는 거죠. 그래서 사전에 본인이 이동할 거리가 있으면 그것을 미리 파악해서 중간에 한 번 정도는 충전을 해야 되겠구나라는 그런 생각들을 하시죠.
[앵커]
전기차 소유주는 노하우도 많아야 되겠군요. 계기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면 전기차 운전하시는 분들은 그만큼 노하우가 많이 쌓인다고 봐야 될까요?
[권용주]
계기판을 신뢰할 수 없다라는 게 100%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기온에 따라서 배터리의 변동성이 커지니까 그런 부분을 감안한다는 것이고요. 또 상대적으로 상온에서 여름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본인의 기대보다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내연기관하고 똑같아서 본인이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 운전 습관도 꽤 중요하게 작용을 합니다.
[앵커]
만약에 예상치 못해서 이제 막 전기차를 타기 시작한 분들이 전기차의 특성을 미처 다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거든요. 가다가 중간에 멈추거나 이런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게 좋겠습니까?
[권용주]
일단 긴급출동을 불러서 견인을 할 수가 있고요. 과거에는 차가 멈춘 곳에 와서 조금 충전을 해 주는 사례도 있었거든요. 요즘은 충전해 주지 않고 견인을 해서 충전소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줍니다. 그런데 겨울철이 되면 여름에는 대부분 우리가 주유경고등 같은 경우에는 내연기관 하시는 분들은 불이 들어와도 안심을 합니다.
여기저기 주유소가 많거든요. 물론 식은땀이 좀 날 수는 있지만 그런데 전기차 타시는 분들은 배터리 잔량이 30% 정도만 남아도 그때부터 긴장을 하기 시작해요. 충전할 곳을 찾아 헤맬 수 있다는 거죠. 겨울철에는 그것보다 조금 더 보수적으로 생각을 해서 한 40% 정도 남았다고 그러면 충전을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해서 미리미리 충전을 해 주시는 게 좋은데 문제는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찾기가 어렵거나 아니면 막상 충전소에 갔는데 앞에 대기줄이 미국처럼 많이 있는 경우죠.
[앵커]
그러면 무덤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군요.
[권용주]
그렇죠. 그러니까 미국 같은 경우에도 지금 이런 무덤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날 때 미국의 충전 인프라가 생각보다 빨리 안 늘어났어요. 그러니까 충전은 자주 해야 되잖아요. 기온이 떨어지니까 배터리가 자주 소모가 되니까 충전도 자주 해 줘야 되는데 평소에 한 번 할 사람이 두 번 하게 된단 말이에요.
그러면 모든 사람이 두 번 하게 되니까 충전기에 동시에 몰리게 되는 거죠. 그런 것을 대비해서 미리 인프라를 많이 해놨어야죠. 왜냐하면 눈이 많이 오고 추운 나라 중의 하나가 노르웨이죠. 노르웨이가 전기차가 지금 상당히 많이 보급된 나라인데 노르웨이는 이런 문제가 없어요. 왜냐하면 전기 자동차가 늘어날 때, 그리고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리 충전 인프라를.
[앵커]
노르웨이 춥잖아요.
[권용주]
엄청 춥죠. 저 두 번 갔었는데요. 정말 춥습니다. 그런데도 전기차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모든 주차면에 충전기를 다 달아놨어요. 그것은 인프라를 먼저 만들어놓고 그다음에 보급을 적극적으로 했을 때 이용자의 불편함이 사라진다라는 거죠.
[앵커]
그런 점은 배워야 되겠네요. 일단 충전 인프라 부족의 문제 때문에 미국에서도 전기차 무덤이라는 사태가 발생을 했고. 그런데 미국의 상황을 보면 북극한파가 전기차만 얼린 게 아니라 전기차의 충전기까지 얼렸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얼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강한 한파가 최근에 자주 발생해서요.
[권용주]
미국이 얼면 우리나라 충전기도 얼겠죠. 왜냐하면 영하 57도면 내연기관도 얼어요.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내연기관의 연료가 영하 24도에 경유가 버티도록 되어 있거든요. 만약에 57도 정도면 우리나라의 기름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충전기가 언다 안 언다, 이런 것보다는 미국이 급속충전기 숫자를 생각보다 많이 늘리지 못했다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데 그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급속충전기가 많으냐? 더 적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나라가 더 큰일이 나요. 우리나라의 급속충전기 비중이 미국이 한 22% 되는데 중국이 한 40% 되고요. 유럽만 해도 15% 넘습니다. 한 15% 정도 되는데 우리가 10% 내외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환경부도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전기차의 급속충전기를 앞으로 빨리 확대를 해야 되겠다라고 판단을 한 것이죠.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대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전기차 하면 많은 분들이 머릿속에 떠올리시는 두 글자가 화재일 것 같아요.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또 발생하는데 이게 배터리가 한 번 붙으면 불이 안 꺼져서 소방에서 진압 훈련도 수시로 하고 이러는데 전기차 화재 진압이 까다로운 이유를 설명 해 주신다면요?
[권용주]
화재 발화원 자체가 어디에 있냐면 배터리팩 안에 있어요. 그런데 배터리라는 것는 안에 셀의 집합체란 말이죠. 그런데 그 집합체를 잘 보호하기 위해서 배터리의 패키지, 즉 보호격벽을 잘 만들어놨습니다. 충격 받지 말라고, 손상되지 말라고. 그런데 그 안에서 발화원이 발생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바깥에서 아무리 물을 뿌리거나 진화재를 뿌려도 그 안으로 못 들어가요. 그러다 보니까 열을 식히는 게 우선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열을 식히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등장한 것이 수조에 담근다든가 이런 방법들이 등장하게 되는 거죠. 물론 화재의 발생율은 내연기관 대비 월등히 적지만 한 번 화재가 발생을 하게 되면 재산의 손실률이 상당히 높은 거죠.
[앵커]
화재 말씀하셨는데 테슬라 모델의 경우에는 화재가 났을 때 문이 안 열려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고 지금 저희가 추운 날씨에 전기차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너무 추워서 얼어버리면 문도 열리지 않는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될지요?
[권용주]
기본적으로 전기자동차는 모든 안에 있는 장치가 전기에 의에서 작동을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전기에 전원 공급이 중단되거나 하면 안에 있는 모든 장치도 작동하지 않겠죠. 그렇다 보니까 비상시에 사동할 수 있는 수동장치가 필요해요. 그런데 평소에 전기차 타시는 분들이 대체 내 차에 수동 열림장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잘 모르세요.
몇몇 전기차 운행자에게 제가 직접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는 분들이 절반 이상이 넘습니다. 더불어서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정부가 제도적으로 전 좌석에 수동 열림장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이런 것들을 앞으로 고민을 하고 가급적 최대한 빨리 적용을 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주 내내 한파가 예보가 돼 있는 상황이라 전기차주분들의 걱정이 크실 것 같은데요. 잘 관리하시고 미리미리 충전하셔서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대비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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