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시아르가오섬에서의 요가와 미식 이야기

서울문화사 2024. 1. 22. 09: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양 서퍼들의 감성과 필리핀의 다정함이 만나는 곳, 필리핀 동쪽 끝 미지의 섬 시아르가오. K-QUEEN 11기이자 <우먼센스> 필리핀 통신원 이맑음이 직접 다녀온 후기를 보내왔다. 한파로 꽁꽁 언 이 계절에 보기에도 부럽기 그지없는 바다와 서핑, 요가와 미식의 이야기.
시아르가오에는 요가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곳곳에서 열린다. 커밋 서프 리조트 2층 요가 클래스.
가볍게 먹기 좋은 맛집 중 하나인 ‘샤카’. 거대한 망고요거트스무디를 추천한다.
가볍게 먹기 좋은 맛집 중 하나인 ‘샤카’. 거대한 망고요거트스무디를 추천한다.
시아르가오에는 요가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곳곳에서 열린다. 커밋 서프 리조트 2층 요가 클래스.
다이빙 스폿과 함께 맑고 투명한 천연 수영장이 있는 숙바라군으로 가는 길.
다이빙 스폿과 함께 맑고 투명한 천연 수영장이 있는 숙바라군으로 가는 길.

DAY 3

숙바 라군(Sugba Lagoon)이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서핑의 천국으로 알려진 섬이지만 서핑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차로 40분, 방카로 30분을 가면 다이빙 스폿과 함께 맑고 투명한 천연 수영장이 있다. 에메랄드빛 물 아래로 바닷속이 훤히 비칠뿐더러 물고기가 살 수 없을 만큼 짠맛이 강해 수영에 자신 없는 사람도 물놀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양한 수중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 카약, 패들보드 등을 모두 빌릴 수 있다. 단, 플라스틱병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꼭 텀블러에 물을 담아가는 센스를 발휘할 것.

아름다운 자연 생태계에서 온몸으로 자유를 만끽한 오전을 보내고, 오후 시간은 시아르가오의 맛집 스폿 중 하나인 ‘샤카(Shaka)’에 가서 거대한 요거트스무디 한 그릇을 먹었다. 필리핀에서 먹는 망고는 설명이 필요 없다. ‘망고=행복=진리!’ 몸도 마음도 가벼워 늘어지는 오후의 여유에 힘을 보탠다.

요가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곳곳에 있다. 찾아간 곳은 오후 4시에 즉석에서 400페소를 내면 들어갈 수 있는 곳. 커밋(Kermit) 서프 리조트 2층으로, 할리우드 힐링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무드였다. 평범한 삶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우울함, 불안함에서 탈피하고 진정으로 평안한 상태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기를 담은 그 영화. 누구나 꿈꾸는 그런 하루.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에게 남은 1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지! 시아르가오 역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 섬에 와서인지 내적인 친밀감을 빠르고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너무 소중해 자신도 모르게 그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필자 역시 딸린 식구만 없다면 이곳에 뿌리를 내렸을 텐데.

페루 세비체 음식 전문점 ‘씨 이 브이’. 그날 잡은 생선으로만 요리하고 예약제로 운영한다.
페루 세비체 음식 전문점 ‘씨 이 브이’. 그날 잡은 생선으로만 요리하고 예약제로 운영한다.
옆 사람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는 시아르가오의 클럽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이곳의 주요 교통수단인 툭툭이를 탄 모습.
메인스트리트 제네럴루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두막 개조 건축물의 감성적인 밤 풍경.
옆 사람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는 시아르가오의 클럽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DAY 4

스쳐 지나가는 이 순간을 멈출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전 5시 꼭두새벽부터 파도를 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날! 앞뒤로 열심히 서핑을 하고 있는 서퍼 모두 이런 자유로움에 매료돼 여기 있는 거겠지 싶었다. 아쉬운 순간들을 그래서 더 사진에 담아보게 된다.

오후에는 그날 잡은 생선으로만 요리하는 페루 세비체 음식 전문점 ‘씨 이 브이(C.E.V)’ 식당에 갔다. 생선의 수가 제한적이라 예약제로 운영된다(현지에서 무척 유명한 곳이니 강추!). 신선한 흰살생선을 레몬즙으로 재운 뒤 양질의 코코넛과 올리브오일로 구운 가지, 호박, 양파를 올려 차게 먹는데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 가격에 먹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이 집 주인은 신선하고 건강한 비건 음식 만들기에 일생을 걸었다고 한다.

시아르가오의 밤은 낮과는 다른 새로운 기운이 있다. 낮의 색은 따뜻하고 매력적이라면, 밤의 색은 요란하지만 어쩐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한 손에 산미구엘 맥주를 들고 라이브 가수의 공연을 찾아다녀도 보고, 시아르가오의 핫한 클럽도 놓치지 말자. 어느새 옆 사람들의 밝은 기운과 활발한 성격에 쉽게 전염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 이 기분을 꼭 느껴보고 오기를.

휴!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됐다. 서핑으로 피곤한 와중에도 좋은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데 시간을 할애했던 지난 며칠. 저렴한 일대일 서핑 배우기만으로도 시아르가오에 와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아 마치 고향 집을 떠나는 기분이다. 도시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 일찍이 서양 사람이 많이 찾고, 투자도 이루어진 곳이라 어느 식당을 가도 이 섬만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답고, 어떤 종류의 입맛이나 기호도 맞출 수 있는 미식가의 천국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인스타그램 감성과 유기농 비건이 섬으로 변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도시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진정한 쉼, 그리고 모두가 감탄한 맛집들! 이 모두가 어우러져 ‘우리가 행복했구나’ 하고 진정으로 느끼게 해준다. 한번 다녀온 사람들이 절대 주위에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나만 알고 남들은 정녕 몰랐으면 한다는 그들만의 보물섬, 시아르가오! 웃어서 더 즐거워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면 이곳 시아르가오에서 이 겨울 함께 웃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 서지아 | 글 : 이맑음(<우먼센스> 필리핀 통신원) | 사진 : 이맑음, 게티이미지뱅크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