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시아르가오섬에서의 요가와 미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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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아름다운 자연 생태계에서 온몸으로 자유를 만끽한 오전을 보내고, 오후 시간은 시아르가오의 맛집 스폿 중 하나인 ‘샤카(Shaka)’에 가서 거대한 요거트스무디 한 그릇을 먹었다. 필리핀에서 먹는 망고는 설명이 필요 없다. ‘망고=행복=진리!’ 몸도 마음도 가벼워 늘어지는 오후의 여유에 힘을 보탠다.
요가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곳곳에 있다. 찾아간 곳은 오후 4시에 즉석에서 400페소를 내면 들어갈 수 있는 곳. 커밋(Kermit) 서프 리조트 2층으로, 할리우드 힐링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무드였다. 평범한 삶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우울함, 불안함에서 탈피하고 진정으로 평안한 상태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기를 담은 그 영화. 누구나 꿈꾸는 그런 하루.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에게 남은 1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지! 시아르가오 역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 섬에 와서인지 내적인 친밀감을 빠르고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너무 소중해 자신도 모르게 그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필자 역시 딸린 식구만 없다면 이곳에 뿌리를 내렸을 텐데.
DAY 4
오후에는 그날 잡은 생선으로만 요리하는 페루 세비체 음식 전문점 ‘씨 이 브이(C.E.V)’ 식당에 갔다. 생선의 수가 제한적이라 예약제로 운영된다(현지에서 무척 유명한 곳이니 강추!). 신선한 흰살생선을 레몬즙으로 재운 뒤 양질의 코코넛과 올리브오일로 구운 가지, 호박, 양파를 올려 차게 먹는데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 가격에 먹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이 집 주인은 신선하고 건강한 비건 음식 만들기에 일생을 걸었다고 한다.
시아르가오의 밤은 낮과는 다른 새로운 기운이 있다. 낮의 색은 따뜻하고 매력적이라면, 밤의 색은 요란하지만 어쩐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한 손에 산미구엘 맥주를 들고 라이브 가수의 공연을 찾아다녀도 보고, 시아르가오의 핫한 클럽도 놓치지 말자. 어느새 옆 사람들의 밝은 기운과 활발한 성격에 쉽게 전염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 이 기분을 꼭 느껴보고 오기를.
휴!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됐다. 서핑으로 피곤한 와중에도 좋은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데 시간을 할애했던 지난 며칠. 저렴한 일대일 서핑 배우기만으로도 시아르가오에 와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아 마치 고향 집을 떠나는 기분이다. 도시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 일찍이 서양 사람이 많이 찾고, 투자도 이루어진 곳이라 어느 식당을 가도 이 섬만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답고, 어떤 종류의 입맛이나 기호도 맞출 수 있는 미식가의 천국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인스타그램 감성과 유기농 비건이 섬으로 변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도시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진정한 쉼, 그리고 모두가 감탄한 맛집들! 이 모두가 어우러져 ‘우리가 행복했구나’ 하고 진정으로 느끼게 해준다. 한번 다녀온 사람들이 절대 주위에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나만 알고 남들은 정녕 몰랐으면 한다는 그들만의 보물섬, 시아르가오! 웃어서 더 즐거워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면 이곳 시아르가오에서 이 겨울 함께 웃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 서지아 | 글 : 이맑음(<우먼센스> 필리핀 통신원) | 사진 : 이맑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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