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시민덕희’ 개봉 축하한 송혜교, 정말 고마웠죠”[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1. 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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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염혜란이 고대했던 그날이 왔다. 2020년 크랭크업했던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가 드디어 관객과 만나게 됐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서 호흡했던 송혜교도 VIP 시사회에 깜짝 참석해 염혜란을 응원했다.

“송혜교가 너무 바쁠 것 같아서 미처 연락도 못했는데 갑자기 와줘서 깜짝 놀랐어요. 꽃다발도 엄청 큰 걸 가져왔고요. 진짜 고마웠고, 그게 화제가 되는 걸 보면서 내 어떤 인터뷰보다도 파급력이 크다는 톱배우의 위력도 느꼈죠. 하하. 사실 그날 처음 영화를 보여주는 터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송혜교가 ‘진짜 재밌으니 걱정 말고 오늘을 즐겨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말해주니 큰 힘이 되었어요.”

염혜란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평소 존경하던 라미란과 ‘시민덕희’로 뭉친 기분부터 장윤주, 안은진과 친분, 그리고 국어 교사를 준비하다 배우로 전향한 과거까지 솔깃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쇼박스



■“라미란이 가진 상징성 더 잘 알게돼, 존경스러웠죠”

라미란과 ‘투샷’은 누구라도 보고 싶은 장면이었다. 내로라하는 신스틸러 두 명이서 티키타카를 나눌 땐 그야말로 노련미까지 느껴진다.

“‘걸캅스’에서 짧게 만났지만 이번엔 친구 역으로서 더 많은 분량을 호흡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옆에서 라미란의 호흡을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인물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운용하는지를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많이 배웠고요. ‘라미란’이란 배우가 가진 상징성이 있잖아요? 제가 밟고 있는 이 과정들을 이미 다 지나갔겠구나 생각하면 그의 고충이나 상처도 느껴지고 선배에 대한 존경심도 더 높아지더라고요. 이 과정을 해나가는 그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배역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영화 ‘시민덕희’ 속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쇼박스



현장은 치열했지만 공기는 따뜻했다. 라미란을 비롯해 안은진, 장윤주 등 힘이 되어주는 ‘크루’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은진은 막내라 엄청 귀엽고 긍정적인 에너지도 좋았어요. 텐션도 높았고요. 라미란이 노래를 시작하면 늘 화음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달궜죠. 반면 장윤주는 텐션이 높은 친구인 줄 알았는데 갑상선기능저하증 약을 먹고 있다고 해서 ‘이 일을 그동안 어떻게 해나갔을까’ 걱정도 됐죠. 그럼에도 배역엔 진지해서 극 중 숙자가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인물이라고 실제 아이돌 팬클럽을 취재하기까지 했더라고요. 열정이 많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배우였죠. 네 명이 함께일 땐 정말 시끄러울 정도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쇼박스



■“아직도 배우로서 확신은 안 생기지만”

애초부터 배우로 나아가야겠다고 결심했던 건 아니었다.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학년 때 우연하게 무대에 서면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됐다고 했다.

“마법같은 순간이었어요. 전 보통인 사람인데 무대에 서니 칭찬받고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더라고요. 이걸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인가 계속 고민했는데 사실 자신은 없었죠. 그래서 교사와 배우 사이 늘 흔들렸어요. 배우의 꿈은 늘 멀어보였고 저 같은 사람은 못 될 것만 같았거든요. 그러다 극단에 들어갔고 매체 연기로 옮기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이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처럼 늦게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내가 용기를 줄 수도 있겠다고요. 일찍 시작했으면 정신적으로 더 흔들렸을 테지만, 늦게 시작하니 하나하나가 더 간절하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거든요.”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쇼박스



하지만 배우로서 확신은 아직도 생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그런 확신이 생기는 순간 연기 자체가 재미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죽을 때까지도 확신은 안 생길 것 같고요. 다만 확실한 건, 연기를 하는 순간 일상적인 제 삶에 판타지가 생긴다는 점이에요. 그게 연기의 재미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안 해본 연기를 찾아나가고 싶어요. 외적으론 한계가 있을 테네 아무리 변신해도 거기서 거기일테니, 조금이라도 다른 역을 맡아서 다른 면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다가 진짜 제 한계를 발견하게 되면, 그땐 라미란 같은 좋은 선배들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아요. 잘 헤쳐나갈 수 있겠죠?”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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