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말하니 “좌석 따뜻하게 할게요”… 내 차엔 AI 비서가 있다

장병철 기자 2024. 1. 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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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하고 운전 도와주는 기술 진화
폭스바겐 ‘챗GPT’ 기능 탑재
“약국” 요청하면 주변 목록 제공
벤츠, 생성형 AI에 3D도 접목
출근땐 뉴스 퇴근할 땐 마사지
BMW, 아마존 AI‘알렉사’활용
사람이 탑승한 듯 대화 이어가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한층 진화한 ‘차량 내 음성 비서’ 기술을 선보여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폭스바겐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로 구동되는 음성 비서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최근 생성형 AI를 탑재한 지능형 개인 비서를 잇달아 공개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음성 비서가 사람처럼 대화하고 운전까지 돕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서 챗GPT가 적용된 지능형 음성 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폭스바겐이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해당 차량에 탄 운전자가 ‘춥다’고 말하자 챗GPT는 바로 ‘알겠습니다. 왼쪽 좌석 측을 따뜻하게 하겠습니다’라고 응답한다. 또 ‘별 다섯 개짜리 음식점을 알려달라’거나 ‘약이나 휴대전화 충전기를 사고 싶다’고 말하자 챗GPT는 곧바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근처에 있는 여러 선택지를 보여주며 하나를 선택해달라고 반응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폭스바겐은 이러한 지능형 음성 비서 기능과 챗GPT를 통합한 차량을 올해 2분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이 그뤼니츠 폭스바겐 브랜드 개발 담당 이사회 멤버는 “챗GPT의 원활한 통합과 파트너사인 세렌스와의 강력한 협업 덕분에 운전자는 부가가치와 AI 기반의 ‘리서치 툴’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새로운 제품의 혁신적인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츠도 이번 CES 2024에서 생성형 AI와 3D 그래픽을 활용해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MBUX 가상 어시스턴트(Virtual Assistant)’를 공개했다. 벤츠에 따르면 MBUX 가상 어시스턴트는 첨단 소프트웨어와 생성형 AI를 활용, 탑승객과 차량 간에 더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삶을 한층 편리하게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MBUX 가상 어시스턴트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용 운영 체제 ‘MB.OS’에서 실행되며, 곧 출시될 ‘MMA 플랫폼(메르세데스-벤츠 모듈형 아키텍처)’ 기반 차량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이 적용되면 이용자는 차량과 한층 원활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컨대 운전자가 달력에 입력한 일정에 늦을 시 시스템은 차에서 바로 전화를 걸도록 제안한다. 또는 아침에 최신 뉴스를 자동 재생하거나 일과가 끝나면 선호하는 마사지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때 따뜻한 조명과 부드러운 음악을 편안한 마사지와 함께 제공하는 등 차량의 앰비언트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을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더욱 향상한다”고 설명했다.

BMW도 아마존과 함께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BMW 지능형 개인 비서’를 선보였다. 이 기능은 아마존의 AI 비서인 알렉사를 활용해 운전자가 차량과 원활히 소통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처럼 상호작용하고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처리 기능이 아직 BMW 양산 차량에 탑재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이제 이러한 기능은 인간의 언어를 높은 수준에서 처리하고 그에 따라 응답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AI 모델인 LLM을 통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해당 기능을 올해 안에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9’이 탑재된 차종에 도입할 예정이다. BMW 측은 “아마존의 알렉사 보조 기능으로 BMW 운전자는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고객이 운전대에서 손을 계속 얹고 도로를 주시할 수 있게 되면서, 차량 안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모빌리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앞으로 차량 내 음성 비서 서비스 역시 빠르게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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