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학회 16개 분과학회 회장단 협의체 구성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2024. 1. 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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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있는 학회지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일 터
대학안배보다 능력 위주 인선으로 조직 활성화
‘수습사원’ 자세로 1년간 업무 파악에 최선
최관용 체육학회 차기 회장 당선자 새해 포부

“체육학회 16개 분과학회 회장단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 관계기관의 체육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권위 있는 학회지를 만드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임원진을 대학안배보다는 능력 위주로 구성해 조직의 활성화를 도모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체육학회(회장 이한경) 제29대 회장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최관용(64) 한국체대 교수는“2025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되지만, 갑진년 올 한 해 ‘수습사원’ 자세로 업무를 충실히 파악해 한국체육학회의 운영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최관용 교수. 사진=조명동 전 경향신문 사진부장
다음은 새해를 맞아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관용 차기 한국체육학회 회장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
71년 역사의 학술단체 회장 책임 무거워
- 먼저 올해로 71년을 맞는 한국체육학회의 회장 선거에서 당선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은?

▲ “막상 차기 회장으로 당선되고 보니 얼떨떨하고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그동안 체육학회 업무에 큰 책임이 없었습니다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전임자분들이 모두 잘하셨지만 보다 큰 실적을 내기 위해선 참신한 기획과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선 임원 구성을 대학안배 위주보다는 실무적 능력을 갖춘 교수님 위주로 선발해 내년부터 시작하는 임기를 알차게 꾸려가고자 합니다.”

19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유도에서 우승한 김미정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최관용 교수(오른쪽) 사진=본인 제공
최 교수는 1980년대 서울체육중, 체고 교사 시절 김미정 용인대 교수(53·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유도 우승) 조민선 한국체대 교수(52·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유도 우승) 등을 발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워 한국 여자유도의 ‘대부’로도 불리고 있다.
최 교수, 한체대 출신 최초 체육학회장 당선
- 한국체육학회가 오래된 학술단체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 “한국체육학회는 한국전쟁 휴전이 성립됐던 1953년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이병위 교수 등 일부 체육 교수들이 뜻을 모아 소규모 학술단체로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한국스포츠사회학회, 한국운동생리학회 등 16개 협력 학회에 모두 1만4200여 명의 회원이 등록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평생 회비를 냈거나 연회비를 3년 이상 납부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회원 2200여 명과 준회원 1만2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학교수가 아니어도 체육학 관련 석사, 박사학위 소지자는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게 문호를 열어 놓았습니다.”

이번 회장 선거에서 342표를 얻어 차점자(221표)를 121표 차로 누르고 한국체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당선된 최 교수는 “그동안의 관행과 제도를 개편해 사무 및 회원 관리를 시스템화하겠다. 다양한 학회 활동과 정책적 제안을 통해 체육학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최관용 교수. 사진=조명동 전 경향신문 사진부장
투고 논문의 엄격한 심사와 재정확보에 최선
- 2025년부터 2년간 임기 중 펼칠 사업 구상을 밝히신다면.

▲ “분과학회별로 전문적인 심사위원을 선정해 투고 논문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며 융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 주제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 체육학회지의 인지도를 높여 학술지로서의 권위를 강화하며 16개 분과학회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형성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건전한 재정확보를 위해 체육진흥공단 등 정부 유관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았던 학회 운영비를 되살릴 수 있는 실질적 방안도 모색하겠습니다.”

최 교수는 “내년부터 임기 2년이 시작되는데 임기 2년으로는 특정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어려워 임기 중 정관을 개정해 차기 회장부터는 임기 2년을 중임, 4년까지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체육학회가 매년 8월 열어오던 서울올림픽 개최 기념 국제학술대회와 10월 전국체육대회 기념 학술대회는 계속 이어가고 16개 협력 학회가 각각 매년 춘, 추계로 주최하는 자체 학술대회에도 재정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정 조민선 등 발굴·육성…‘여자유도 대부’
최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1972년 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숙식 제공, 학비 면제인 서울체육중에 합격, 유도에 입문했으며 이후 서울체고를 나와 1982년 한국체대(2회)를 졸업했다.

최 교수는 대학 졸업과 함께 임용고시에 붙어 서울체육중과 체고에 근무하면서 훗날 올림픽 금메달을 딴 김미정, 조민선을 비롯해 박지영(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 정선용, 현숙희(이상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등을 발굴, 국가대표선수로 키워낸 한국 여자유도의 ‘대부(代父)’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유도에서도 한국은 금메달 1개에 그쳤는데 이 금메달 역시 한국체대 출신인 여자 78kg 이상급의 김하윤(안산시청)이 따내 한국의‘노 골드’ 수모를 모면했다.

1990년대 국가대표 여자유도팀 코치 시절의 최관용 교수와 선수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민선, 최 교수, 박지영, 김미정, 정선용 선수와 한성철 교수. 사진=최관용 교수 제공
자상하고 섬세한 성격에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달라 서울체육중, 체고 시절 육상 선수였던 김미정 조민선 정선용 현숙희 등에게 유도를 배우게 해 성공시킨 사례다.

특히 투포환 선수로 서울체고 2학년 때 전국 7위에 그쳐 실망하고 있던 김미정에게 유도를 가르쳐 1991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라이벌인 일본의 다나베 요코(현재 니혼대 유도감독)를 잇달아 꺾고 우승하게 했다. 김미정의 오른팔로 밀어 던지는 투포환 기술을 유도 기술에 접목해 금메달 신화를 엮어낸 것.

42년째 한국체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최 교수는 1997년 7월 한국체대에서 ‘국가대표 여자유도선수의 경기력 형성에 기여하는 지도자 요인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는 스포츠코칭 이론(편저) 등 4권.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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