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강서 사우디 만나나' 사우디, '2명 퇴장' 키르기스스탄에 2-0 완승 '조1위 유력'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우디는 22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2연승에 성공한 사우디는 태국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며 각 조 1, 2위 팀이 16강에 직행한다. 3위를 차지한 팀 중 상위 4팀이 추가로 진출해 토너먼트를 치른다. 사우디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2위 이상을 확정했다. 반면 2연패를 당한 키르기스스탄은 F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사우디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알 도사리와 알 부라이칸이 투톱을 이뤘다. 중원에는 칸노와 알 말키, 알 나지가, 좌우에는 알 부라이크와 압둘하미드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알 불라이히와 라자미, 알탐바크티로 구성됐다. 골문운 알 카사르가 지켰다. 키르기스스탄은 5-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는 바티르카노프가 자리했으며, 허리진에는 지르갈벡 울로, 압두라흐마노프, 메르크, 알리쿨로프가 포진했다. 사긴바에프, 브라우즈만, 아크마토프, 코주마에프, 미슈첸코가 파이브백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토코타에프가 꼈다.
강력한 수비 축구로 나선 키르기스스탄의 계획은 전반 9분만에 물거품이 됐다. 아크마토프가 사우디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위험한 태클을 날렸다. 알 나지의 정강이를 발바다으로 가격하는 위험한 태클이었다. 주심은 당초 옐로카드를 꺼냈지만, VAR실과 교신 후 판정을 번복했다. 레드카드를 꺼냈다. 키르기스스탄은 이른 시간 퇴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이어진 프리킥에서 알 부라이크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사우디의 일방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20분 알둘하미드가 오른쪽을 무너뜨리며 연이어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6분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다. 알 부라이칸이 노마크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헤더가 제대로 맞지 않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32분에는 알 부라이크의 크로스를 압둘하미드가 좋은 위치로 떨궈줬지만,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34분 사우디는 또 한번 아쉬운 기회를 날렸다. 알 도사리와 2대1 패스를 받은 알 말키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포기하지 않았다. 끝내 득점을 만들어났다. 골대 맞고 나온 볼을 압둘 하미드가 잡았다. 압둘 하미드는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 앞에 있던 모하메드 칸노가 밀어넣었다. 사우디는 결국 1-0 리드 속 전반을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후반 초반 또 다시 키르기스스탄이 위기를 맞았다. 후반 7분 메르크가 거친 파울을 범했다. 온필드 리뷰를 진행한 주심은 메르크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키르기스스탄은 9명으로 사우디를 상대해야 했다. 만치니 감독은 곧바로 변화를 줬다. 알탐바크 대신 살레흐 알 셰흐리를 넣었다. 10분 사우디는 선제골의 주인공 칸노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사우디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14분 사우디가 카르기스스탄의 뒷공간을 허문 뒤 알 셰흐리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사우디는 좌우를 활용해 연신 크로스를 날렸지만, 정확도가 아쉬웠다. 칸노는 중거리슈팅으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25분 코너킥에서 칸노가 날카로운 헤더를 시도했다. 토코타에프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어 알 부라이크의 땅볼 크로스가 알 셰흐리에 연결됐다. 슈팅은 키르기스스탄 수비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27분 사우디는 좋은 기회를 날렸다. 왼쪽 측면에서 가브리가 알 부라이크에게 빠른 침투 패스를 보냈다. 알 부랑크의 크로스가 알 셰흐리에 연결됐다.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골문이 비었다. 하지만 알 셰흐리의 헤더가 제대로 맞지 않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35분 날린 중거리슈팅은 토코타에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사우디는 계속해서 키르기스스탄 골문을 두드렸다.
39분 드디어 추가골이 나왔다. 교체 투입된 알 감디가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볼은 토코타에프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토코타에프는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볼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사우디는 이 골로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었다. 사우디는 추가시간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연이어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추가시간 9분 칸노가 프리키 상황에서 결정적 헤더를 날렸지만, 토코타에프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사우디가 2대0 승리를 거뒀다.
사우디는 이날 승리로 조 1위가 유력해지며, 한국과 16강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승1무를 기록,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다만, 25일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한국은 전반 5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황인범의 스루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볼터치 후 에산 하다드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골킥을 선언했다. 이를 VAR(비디오판독) 주심이 돌려세웠다. 주심은 약 3분간의 온필드리뷰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전반 9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골로 성공했다. 이번 대회 50번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점프하는 순간 골문 중앙을 향해 파넨카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 후 부상으로 아시안컵을 접은 김승규를 위로하는 '저지 세리머니'로 감동을 자아냈다.
요르단은 만만하지 않았다. 거친 플레이로 태극전사들의 맥을 끊었다. 요르단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결국 전반 37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불운했다. 요르단의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가 자책골을 헌납했다. 야잔 알아랍에 앞서 볼을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은 전반 막판 추가 실점했다. 무사 알타마리의 슈팅이 한국 수비수를 맞고 튕겨 나왔다. 이를 뒤따라 들어오던 야잔 알나이마트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한국이 전반을 1-2로 밀린 채 마감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용우와 이기제를 빼고 홍현석(헨트)과 김태환(전북 현대)을 넣었다.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요르단으로 한 번 넘어간 분위기를 쉽게 끊지 못했다. 요르단의 역습에 허를 찔린 모습이었다.
태극전사들은 급격히 흔들렸다. 중원에서 우왕좌왕하며 흔들렸다. 한국의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문을 빗나갔다. 한국의 공격이 거세지자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가 나왔다. 요르단의 골키퍼는 3분 이상 그라운드에 누워 경기를 지연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또 한 번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조규성과 이재성을 빼고 오현규(셀틱)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넣었다. 공격에 변화를 줬다. 요르단도 마흐무드 알 마르디, 라자에이 아예드를 빼고 모하메드 아부 하시시, 파디 아와드를 넣었다.
경기는 잠시 소강 상태로 흘렀다. 숨을 고르던 태극전사들은 다시 한 번 공격에나섰다. 후반 37분 황인범의 슈팅이 흘러나오자 오현규가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심판은 오현규의 공격자 파울을 선언했다. 그 사이 요르단은 또 다시 '침대축구'를 선보였다.
마음급한 한국은 요르단을 두드리고 또 두르렸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황인범이 극적으로 상대 자책골을 만들며 2-2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결승골을 향해 달렸다. 경기 막판 황인범 대신 박진섭(전북)을 넣었다. 기대했던 역전승은 없었다. 다만, 한국은 도하에서의 참사를 가까스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갈 공산이 커졌다. 이 경우 사우디를 상대한다. 당초만 하더라도 한국은 16강에서 일본을 만날 것이 유력했다. 한국이 조 1위를 했을 경우, D조 2위와 맞뭍는다. 하지만 지난 19일 일본이 이라크에 충격패를 당하며 조 2위로 내려갔다. 이라크가 조 1위를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이 요르단전에서 비기며, 조 2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조 1위 가능성은 남았다. 득실차에서 밀려 있는만큼 3차전인 말레이시아전에서 다득점 승리를 거둬야 한다. 하지만 토너먼트를 대비하는 대표팀이 로테이션을 할 가능성도 있는만큼, 대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 만약 조 2위가 확정이 될 경우, 한국은 30일 사우디와 16강전을 치른다.
사우디든, 일본이든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분명 가시밭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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