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BU] 황인범, "나도 힘들어해봤다"… 대표팀에 비난 대신 격려를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비판이나 비난 보다는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때다. 평가는 최종 결과가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과 상대 자책골을 앞세웠고, 요르단은 야잔 알 나이마트와 한국 자책골로 2득점을 올렸다.
황인범은 요르단의 집중견제에 이리 저리 치이며 수난을 당했다. 그만큼 상대가 주의해야 할 선수로 인지한 것이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주인공도 황인범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응한 황인범은 "아무래도 가운데에 있다 보니까 부딪치는 일은 익숙하다. 원래 안 좋았던 부위에 똑같은 타박을 당해서 많이 불편했다. 마지막에 교체돼서 나오긴 했지만, 끝까지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가 원한 결과는 아니지만 다행히 승점 1점이라도 가져왔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며 요르단전을 되돌아봤다.
황인범은 동료의 실수도 감싸안았다. "전반전에는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서로 소통을 많이 하면서 도와주려고 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나.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다. 실수들이 나왔을 때 옆에 있는 선수들이 희생해서 넘겨준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대화를 통해서 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쳤던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시아에서 경기를 하면 모든 사람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매 경기를 승리하려 하면서 서로 침착하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조금 조급해지는 선수들도 있다. 축구는 개인이 하는 게 아닌 팀 스포츠다. 몸짓을 쓰든 어떻게든 서로 도와주는 소통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말레이시아전부터 오늘 얻은 교훈을 토대로 탄탄하게 준비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들을 하나씩 차분하게 이뤄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애초 준비했던 대로 대회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엔 "토너먼트를 진행하면서 (점점) 좋아질 수 있는 몸 상태로 준비하고 있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우리는 어떤 팀이랑 해도 이겨야 하는 팀이다. 오늘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월드컵 예선과는 또 다르다.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평가전까지 포함해 여덟 경기를 하고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우리 앞에 놓인 한 경기만 먼저 생각하고, 그것만 잘 헤쳐나가면 너희 능력을 믿기에 우리는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답했다.
또 "16강에서 어느 팀을 만나는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말레이시아전을 어떻게 완벽하게 준비해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면서, 먼 미래의 상대를 고려하는 대신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만날 말레이시아부터 분석하고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인범은 특정 선수들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을 경계했다. 자신도 과거 좋지 못한 여론에 시달린 적이 있기에 더욱 동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 그는 "위로를 하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어떤 선수든, 좋은 피드백도 받지만 안 좋은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팀이 잘 해야 그런 비난도 줄어든다. 내부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아픔을 겪고 있는 동료들에겐 "내가 제일 힘들어봤던 선수다. 문제가 되는 것도,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벤치를 포함해 엔트리에서 빠지는 3명, 그리고 (김)승규 형까지 26명 중에서 누구라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으면 늘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누구든 그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팀으로 준비를 잘 해서 결과를 낸 다음에 피드백을 받고 싶다"라고 격려하며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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