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과 남다른 브로맨스 선보인 최재훈 “한화, 올해 가을야구 가야 해…미래엔 더 높은 곳 바라보고파” [MK인터뷰]

“올해는 가을야구를 가야 한다. 그래야 내년, 내후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비시즌 기간 김태연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고 있는 최재훈이 올 시즌 한층 강해질 한화 이글스의 모습을 약속했다.

최근 대전한밭체육관에서 진행된 선수단 프로필 촬영이 끝나고 만난 김태연은 최재훈과의 일화를 전해줬다. 지난해 말 결혼한 아내보다 최재훈과 더 메시지를 자주 주고 받는 다는 것.

이번 비시즌 기간 김태연과 즐겁게 몸을 만들고 있는 최재훈. 사진=한화 제공

최재훈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는 김태연은 “오후 12시 20분 쯤 집에서 나가 (최)재훈이 형과 1시쯤 만나 5시까지 운동을 한다. 그리고 집에 오면 재훈이 형한테 ‘뭐 하니. 오늘 힘들었니’ 등의 메시지가 온다. 아내가 누구랑 그렇게 메시지를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더라. 당당히 재훈이 형과 한다고 보여줬다”며 “재훈이 형이 저를 잘 챙겨주려고 한다. 저도 굳이 싫지 않아 따라가게 된 것”이라고 깔깔 웃었다.

최재훈이 이렇듯 김태연에게 집착(?)한 이유는 그의 성장 및 한화의 발전을 위해서였다.

이를 들은 최재훈은 유쾌한 표정과 함께 “(김태연과 운동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김)태연이가 12월에 재활을 했는데 끝났으면 오라고 했다. 바로 왔다”면서 “올해가 진짜 중요하다. 선수들이 좋아졌다. (안)치홍이도 들어와 내야가 좋다. (김)강민이 형도 와서 외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올해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태연이에게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하며 좀 데리고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태연에게 운동 후에도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에 대해서도 “귀찮게 하려 했다. 귀찮게 해야 듣는다. 그러다 보니 (김태연의 아내가) 오해를 한다고 하더라”라고 박장대소했다.

김태연 뿐 아니라 최재훈은 비시즌 기간 후배들의 운동을 살뜰히 돕는다. 고참의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제 운동을 해야 한다 생각했는데, 비시즌 기간 코치님들도 안 계시고 어린 선수들은 혼자 해야 한다. 옆에서 누가 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제가 센터로 가면 후배들은 돈을 안 내고 할 수 있다.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어린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왔다. 사우나, 밥 등도 제가 해줘서 편하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재훈은 “제가 후배들에게 항상 ‘1년 열심히 해도 안 된다. 꾸준히 계속해야 네 것이 된다’고 한다. 후배들이 그것을 알고 더 열심히 하더라. 올해는 후배들이 서울도 가고 시간이 없다 보니 많이 빠졌지만, 거기 가서도 열심히 하더라. 잘 따라주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재훈은 후배들에게만 훈련을 강요하는 선배가 아니다. 지난 2017년 결혼한 그는 신혼여행을 포함해 단 한 번도 가족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최재훈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야구를 쭉 잘한 것도 아니었으며, 연봉도 낮았다. 그래서 지금 여행을 가면 뭐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도 그랬다. 아내도 안 다치고 야구를 오래 해서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미안하기도 했다”면서 “제가 은퇴할 때 까지 몇 년 남지도 않았다. 그것을 다 해놓고 그때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내도) 알겠다고 해서 고맙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8년 신고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최재훈은 신성현(은퇴)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2017년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23시즌까지 성적은 1119경기 출전에 타율 0.258(2754타수 722안타) 25홈런 2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93. 특히 그는 지난해에도 125경기에 나와 타율 0.248(327타수 81안타) 1홈런 33타점 출루율 0.392를 써내며 한화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다.

최재훈은 지난해 개인 성적에 대해 “반등은 했는데 아쉬운 부분도 많다. (2021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하기 전에는 정말 성적이 좋았다 보니 부담이 많이 갔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선배들도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 할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많이 힘들었는데 조금씩 좋은 선수들이 오다 보니 말할 사람도 많아졌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그는 “더 올라가야 한다. 지금 좋은 것은 출루율(통산 0.392)이다. 올해도 출루율을 높일 것이다. 더 많이 나가서 다른 선수들이 편하게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높은 출루율 만큼이나 최재훈은 몸에 맞는 볼도 많다. 그는 통산 133개(KBO 홈페이지 기준)를 맞으며 이 부문 역대 공동 13위에 올라 있다. 1위는 무려 328개를 얻어맞은 최정(SSG랜더스)이다. 최정은 자석처럼 공이 붙는다는 뜻에서 ‘마그넷(Magnet) 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최재훈은 “최씨가 많이 맞는 것 같다. (최)정이 형도 그렇다(웃음). 제가 정이 형을 따라가려 한다. 정이 형을 잡아야 한다. 아프긴 한데 어떻게든 맞아서라도 나가려 한다”며 “그래야 어린 선수들이 그것을 보고 배운다. 만루의 찬스가 왔을 때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낼 수도 있다. 공을 안 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전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피하는 것을 봤다. 선배들이 먼저 보여주면 후배들도 어떻게든 맞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지난해 최원호 감독의 지휘 아래 유의미한 시기를 보냈다. 성적은 58승 6무 80패로 9위였지만, 전반기 막판 2005년 이후 18년 만에 8연승을 달리는 등 거센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떨쳐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였다.

더 높은 곳을 위해 한화는 비시즌에도 바삐 움직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1620경기에서 타율 0.297(5677타수 1687안타) 140홈런 843타점 133도루를 올린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FA로 품에 안았다. 여기에 경험 많은 외야 자원인 김강민, 포수 이재원도 영입했으며, 새 외국인 타자로는 요나단 페라자를 선택했다.

최재훈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영입된 것에 대해 “어린 선수들에게 매우 좋은 부분이다. 선배들이 많이 없으면 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는 것이 힘들다. (주장으로) (채)은성이가 됐다. (안)치홍이도 왔고 (김)강민이형, (이)재원이 형, 그 다음에 (부상에서 회복한) (이)명기형도 있다.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한테 정말 좋은 기회 및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런 선배를 보면서 좋은 것은 다 빨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15시즌과 2016시즌 두산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8시즌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최재훈은 누구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열망이 크다. 지난시즌 도중 만났던 최재훈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한화가 꾸준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만한 강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재훈은 “(지난해 강팀이 될 환경이) 어느 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다가 한 단계 올라갔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컸다”며 “선수들이 또 영입됐고 좋은 선배들이 있다. 선배들이 끌어주고 후배들이 올라와주면 정말 좋은 팀이 될 것 같다. 한화가 조금씩 강팀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올해도 잘해야 하겠지만, 어린 선수들의 미래를 봤을 때 내년, 내후년에는 정말 좋은 강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끝으로 그는 “저도 마찬가지로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게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어린 선수들을 끌고 올라간다면 이들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개인 목표를 세우기 보단 팀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팀이 올라가야 다른 팀들이 우리를 얕잡아 볼 수 없는 팀이 된다. 한화만 만나면 무섭다. 무서운 팀이구나 생각을 해야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다. 일단 올해 가을야구를 가야 한다. 그래야 내년, 내후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최재훈은 올 시즌 한층 강해질 한화의 모습을 약속했다.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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