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10홈런' 친구는 연봉 3억 받는다…'31홈런-101타점' 노시환은 얼마 받을까

김민경 기자 2024. 1. 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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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님, 올해 잘했으니까 연봉 조금 많이 올려주십쇼."

한화 이글스 신흥 거포 노시환(24)은 지난해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문보경보다 지난해 연봉 기준점이 낮긴 하지만, 지난 한 해 성적으로만 따지면 노시환이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한화가 지난해 노시환의 성과를 연봉으로 보상해 준다면,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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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노시환 ⓒ 곽혜미 기자
▲ 문보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단장님, 올해 잘했으니까 연봉 조금 많이 올려주십쇼."

한화 이글스 신흥 거포 노시환(24)은 지난해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생애 최초로 골든글러브(3루수)를 수상했고, 각종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휩쓸었다. 연봉 인상을 기대하는 건 당연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노시환의 애교 섞인 어필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한화의 연봉 협상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의 좋은 소식이 먼저 들려왔다.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이 주인공. 문보경은 지난해 131경기에서 타율 0.301(469타수 141안타), 10홈런, 72타점, OPS 0.825를 기록하는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문보경은 지난해 연봉 1억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인상률 76.5%)이 오른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문보경과 노시환의 연봉을 직접 비교하기는 상황이 다르긴 하다. 노시환은 지난해 연봉 1억3100만원으로 출발선에서 문보경이 이미 앞서 있었다. 문보경은 2022년 타율 0.315(406타수 128안타)를 치면서 연봉이 이미 한번 크게 인상됐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LG는 지난해 통합우승팀이다. LG는 연봉 인상 대상자들에게 전반적으로 후한 대우를 해줬다.

노시환은 아직 누적 성적이 빼어나진 않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입단 5년차가 된 지난해 비로소 거포 유망주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시즌 성적은 131경기,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0.929다. 모든 타격 지표에서 개인 한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문보경보다 지난해 연봉 기준점이 낮긴 하지만, 지난 한 해 성적으로만 따지면 노시환이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내심 비슷한 몸값을 기대할 법하다.

연봉은 개인 고과를 반영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팀 성적이 반영되지 않을 수는 없다. 팀 성적을 따지면 노시환은 문보경보다는 한참 손해를 본다. 한화는 지난해 58승80패6무에 그쳐 9위에 머물렀다.

▲ 노시환 ⓒ 연합뉴스
▲ 노시환 ⓒ곽혜미 기자

노시환은 한화의 현재이자 한국야구의 미래기도 하다. 대표팀에는 지난해부터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고, 자연히 홈런왕 노시환은 대표팀에서도 중심타자를 맡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문보경, 강백호 등과 함께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1월 열린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4번타자로 고군분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한화가 지난해 노시환의 성과를 연봉으로 보상해 준다면,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노시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모교인 수영초등학교, 경남중학교, 경남고등학교에 총 2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홈런왕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모교에 기부로나마 보답하고 싶어서였다. 올해 연봉이 늘면 후배들을 위한 마음도 더 크게 쓸 수 있다.

노시환은 지난해 한 시상식에서 "선수가 받고 싶은 대로 받을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근사치에 오면 서로 기분 좋게 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올려주셨으면 좋겠다. 내년에 더 잘할 테니까 많이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 내년에 더 잘하겠다는 말은 꼭 써달라"고 애교 섞인 당부의 말을 남겼다.

노시환은 손 단장에게 연봉 인상을 요청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 만한 금액에 사인했을까. 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홈런왕에게 한화가 어떤 대우를 해줬을지 궁금해진다.

▲ 노시환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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