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디샌티스 대선 후보 사퇴…트럼프·헤일리 양자구도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디샌티스 주지사가 23일 치러지는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경선인 뉴햄프셔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이틀 앞두고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공화당 경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간의 양자 구도로 재편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게시한 영상에서 “나는 오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보다 우월하다. 그것은 분명하다”면서 “나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고, 그 서약을 지킬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헤일리 전 대사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후보 사퇴 가능성은 경선 시작 전부터 제기됐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을 유력한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경선 국면에서 좀처럼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압도적으로 벌어지고, 최근에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AFP연합뉴스

특히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선거)에서 99개 카운티를 모두 돌며 전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21%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51% 지지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으로 뒤처졌다. 두 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앞두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면서 뉴햄프셔 경선 이후 후보 사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이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장담했던 디샌티스의 말이 공허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아이오와에 자원을 쏟아부은 탓에 다른 조기 경선 주였던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디샌티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유권자와 후원자 모두의 지지를 잃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패배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