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가볍게 여겨선 안 돼… 정확한 진단 통해 치료 중요”
10명 중 9명 평생에 한 번은 겪는 두통
많은 사람들 ‘꾀병’ 핑계로 삼아 오해
긴장형 두통과 달리 편두통 장애 심해
삶의 질 떨어지고 우울증 연결돼 위험
약·규칙적 생활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편두통의 근본적인 이유는 유전이다. 여기에 스트레스나 수면, 빛, 온도·습도 등 날씨 변화, 월경기·배란기 근처 등 호르몬 변화 등의 유발 요인이 작용한다.
박 교수는 오랜 진단 기간과 관련해 “환자 다수가 계속 참다가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을 방문하기도 하는 데다 편두통의 증상도 환자마다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많은 질병이 MRI, CT 검사를 진단에 활용하는 것과 달리 두통은 ‘이차 두통’(뇌종양·뇌졸중 등)을 감별해 제외하기 위한 용도일 뿐, 진단은 증상과 강도, 빈도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한 중학생은 구토와 비문증, 동통 등을 동반한 두통으로 인해 병원 검사를 받기 전에 두려운 눈빛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나는 내 아픔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느냐”고.
편두통 환자의 50%는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우울증으로 인한 두통이, 두통으로 인한 우울증이 ‘연결되는’ 만큼, 치료를 통해 두통이 해소되면 우울증이 확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진통제를 약국에서 ‘셀프처방’하는 것도 위험한 것일까.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진통제로 1∼2시간 이내에 말끔하게 조절되는 두통이 월 3∼4일 이내로만 발생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단, 그 ‘월 3~4일’을 제외하면 나머지 날들은 온종일 깨끗해야 한다. 진통제를 복용하는 두통 일수 외에도 참고 넘어가는 날 등을 합쳐 월 5일이 넘어가면 진료를 꼭 받아봐야 한다. 두통 일수가 증가함에도 정확한 진단 없이 진통제 등 약물을 장기 복용하다가는 두통의 양상과 강도가 증가하는 ‘약물과용두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차 두통과 관련해서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상태가 바로 ‘약물과용두통’이 동반되는 상황입니다. 머리가 깨끗한 날이 월 15일이 되지 않고, 두통에 대해 급성기 치료제를 복용하는 날이 10∼15일 이상인 경우죠. 약제를 중단해야 이전 상태에 가깝게 갈 수 있지만 이런 경우 두통 환자에게 급성기 약제가 마약과 같아서 중단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환자의 노력으로 편두통을 예방하는 방법은 결국은 유발 요인을 줄이는 것 외에는 없다.
박 교수는 “편두통의 치료는 한 축이 ‘약’, 나머지 한 축이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지적하며 “수면 시간, 식사량, 운동량 조절 등을 꾸준히 해나가면 장기적으로 예방적 차원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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