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텅 비어있는 혈액저장고

신현종 기자 2024. 1.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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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혈액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대전 대덕구 대한적십자 대전세종충남혈액원 혈액저장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기준 전국 혈액 재고 보유일수는 4.8일을 기록했다. /신현종 기자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 혈액 창고가 텅 비어 있다. B형의 혈액만이 선반의 일부를 채우고 있고 수요가 많은 A형과 O형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지난 19일 기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혈액 보유량은 4.2일로 혈액 수급 위기 단계 중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혈액은 특성상 장기 보관이 불가능하기에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액은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고 오직 기증자에 의해서 만 얻을 수 있다. 헌혈이 중요한 이유다. 사람의 생명을 사고팔 수 없다는 윤리 의식에 기반, 전 세계적으로 매매 또한 금지되어 있다.

이렇게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지만 해마다 겨울이면 혈액 부족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의 방학과 추운 날씨, 군 병력의 혹한기 훈련 등이 맞물리면서 헌혈 인구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10대들의 헌혈량도 감소했다. 개인 헌혈 실적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던 제도가 사라진 것이 주원인으로 교육부는 이번 대학입시부터 개인 봉사실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헌혈량이 줄어들자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다음 달 말까지 지역 내 헌혈문화 확산과 독려를 위해 전혈 시 기념품 1+1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헌혈의 집'을 찾은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지난 11일부터 31일까지 지역 내 헌혈문화 확산과 독려를 위해 전혈과 혈소판 헌혈 시 영화관람권과 문화상품권 1+1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현종 기자

만일 헌혈을 결심했다면 신분증 지참 후 가까운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 된다. 우선 건강상태, 약물복용, 해외 방문 이력 등에 관한 전자 문진표를 작성하고 이어 혈압, 혈액형, 헤모글로빈 수치 등을 검사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헌혈 가능 유무가 정해지고 채혈이 시작된다. 전혈의 경우 10~15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약간의 회복 시간을 가진 후 헌혈증서와 기념품을 수령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헌혈 인구 증가를 위해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의미가 있지만 이런 접근법으로 헌혈을 장려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다회헌혈자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책은 더 강구되어야만 한다. 현재 우리 헌혈 체계의 문제점은 특정 연령층에 대한 기대도가 너무 높고 취약 기간도 꾸준히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헌혈 보유량은 모두의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좀 더 다각적인 논의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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