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리디아 고, LPGA 개막전 우승…통산 20승 달성(종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알렉사 파노(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린 리디아 고는 이 대회 첫 우승이자 LPGA투어 통산 20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22만5천 달러(약 3억원)다.
이로써 LPGA투어에서 20승을 넘긴 15번째 선수가 됐다.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도 1점 추가해 단 1점 남겼다.
20번째 우승이지만 리디아 고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1년 2개월 만의 우승으로 지난해 겪은 지독한 부진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세계 최고의 자리를 향해 다시 뛸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2022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를 휩쓸었던 리디아 고는 작년에는 최악의 부진에 허덕였다.
20차례 대회에서 우승은커녕 톱10 입상도 두 번뿐이었고 상금랭킹 90위, CME글로브포인트 100위, 평균타수 61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1위였던 세계랭킹은 12위까지 떨어졌다.
2022년 12월 결혼식을 올린 리디아 고의 새댁 1년 차는 악몽이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지난해 시즌을 일찍 마친 뒤부터 고진영 등을 지도하는 이시우 코치와 손잡고 이번 시즌 재기를 준비했고 개막전부터 부활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 대회 개막에 앞서 올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입회를 목표라고 공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리디아 고는 전성기에 못지않은 영리하고 정교한 쇼트게임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1라운드에서 샷이 썩 좋지 않았지만 3언더파를 친 리디아 고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7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올라섰고 3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나섰다.
2타차 선두로 시작한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리디아 고의 샷은 만족할 만큼 빼어나지는 못했다.
4번 페어웨이를 벗어난 티샷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린을 6번이나 놓쳤다.
하지만 귀신같은 쇼트게임과 퍼트로 만회하면서 오히려 기회가 생길 때마다 버디를 챙겼다.
6번 홀(파3)에서 이날 버디 물꼬를 튼 리디아 고는 9번(파5), 10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선두를 굳게 지켰고 11번 홀(파5)에서 1타를 잃었지만 2위 그룹과 4타나 앞섰다.
리디아 고는 15번 홀(파5)에서 티샷은 카트 도로 오른쪽 러프로 보내고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날렸지만, 페널티 구역 안에서 절묘한 웨지 샷으로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3타차로 맞은 18번 홀(파4)에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1타를 잃었지만 우승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챔피언조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경기한 파노는 16번(파4), 17번 홀(파3) 연속 버디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2위(12언더파 276타)에 만족해야 했다.
3연속 버디 등 4타를 줄인 작년 우승자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3위(10언더파 278타)로 체면을 지켰다.
유해란은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2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다.
3타를 잃은 양희영은 공동 22위(1오버파 289타)에 그쳤고 전인지는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30위(7언더파 295타)로 밀렸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 유명 인사 부문에서는 메이저리그 야구 뉴욕 메츠 내야수 재프 맥닐이 138점을 따 우승했다. 맥닐은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36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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