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 ‘공중부양’해 달리는 오리배
모터가 뿜는 전기 동력과 인간의 다리에서 나오는 근육 힘을 합쳐 움직이는 ‘수면 위 전기 자전거’가 등장했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비행기를 닮았다. 전에 없던 새로운 레저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 기업 제트사이클은 최근 전기 모터와 인간의 근육 힘을 조합해 항해하는 새로운 1인승 보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E-제트사이클’이라는 이름이 붙은 새 보트의 형태는 비행기와 비슷하다. 중앙 동체 좌우에 보조 동체가 날개처럼 붙어 있다. 중앙·보조 동체를 모두 합친 E-제트사이클 전체 길이는 3.4m, 폭은 2.3m이다.
보조 동체의 기능은 수면에서 발생하는 요동을 흡수해 E-제트사이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이 평균대를 걸을 때 양팔을 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E-제트사이클이 정상 항해할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E-제트사이클의 가장 큰 특징은 동력 체계다. 배 꽁무니의 프로펠러를 최대 200W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 그리고 E-제트사이클 탑승자의 다리 근육 힘으로 돌린다. 탑승자는 다리로 페달을 연신 밟아 E-제트사이클에 추진력을 보탠다. 전기 모터와 인간 다리 근력의 조합은 지상을 달리는 전기 자전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E-제트사이클은 움직이는 장소가 수면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E-제트사이클의 또 다른 특징은 항해 시 모습이 여느 보트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의 보트는 선체 상당 부분이 물속에 잠긴 채 나아가지만, E-제트사이클은 비행기처럼 선체가 물 위로 솟구친 채 전진한다. 수면 위 70~80㎝까지 살짝 뜬다. 이런 ‘공중 부양’이 가능한 이유는 선체 아래에 장착된 날개 때문이다. 선체 앞과 뒤에 하나씩 장착된 날개가 부력을 극대화해 선체를 물 밖으로 밀어낸다. 이러면 물의 저항이 줄어든다. 속도를 내기가 쉬워진다.
항해 방향은 탑승자가 자신의 좌석 가까이에 있는 조이스틱으로 제어한다. E-제트사이클은 한 번 충전하면 모터를 3시간 돌릴 수 있고, 최고 시속 19㎞로 항해할 수 있다. 강물 위를 한가롭게 돌아다니거나 육지에서 가까운 섬을 돌아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제트사이클은 이달 열리는 독일 뒤셀도르프 보트쇼에서 선보인다. 제트사이클은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엔진) 소음과 배출가스가 없는 친환경적인 항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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