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화하는 단기 임대 시장, 주기도 짧아지고 이유도 다양... ‘틈새시장’ 노렸죠”

이미호 기자 2024. 1.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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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엠투 운영하는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성공 비결은 정확한 정보 제공”

“대치동 시대 인재 근처. 베란다 발코니와 방이 분리돼 커튼 없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해요. 1주일에 34만원.”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33m2)’를 통해 찾은 대치동 원룸 소개 글이다. 삼삼(33)은 33㎡에서 따왔다. 단기 임대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유형으로, 10평 남짓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공간을 뜻한다. 임대차 계약 체결 시 가져가는 수수료도 33만 원(고정)이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이미호기자

박형준(42) 스페이스브이 대표는 지난 19일 조선비즈와 만난 자리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설명했다. 잘 다니던 금융회사를 관두고 사업 구상을 하겠다며 시간만 보내고 있던 때였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중개소를 운영하는 사촌 형이 “잠시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중개소에서 일하면서 단기 임대 수요가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접 고객들을 만나 방을 보여주는 경험을 쌓다보니 ‘틈새 시장’을 찾게 된 것이다.

그는 “단기 임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과 유통망이 없었다”면서 “천차만별의 이유로 3개월 또는 짧게는 1주일 단위로 방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 “통상 단기 임대 시장에서 원하는 조건대로 방을 구하려면 발품을 몇 번씩 팔아야 한다. 그런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방을) 못 구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개소가 ‘강남 한복판’에 있다는 점도 박 대표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강남은 단기 임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재외 동포들이 서울에 출장을 와서 몇 주씩 거주하는 경우, 유학을 떠났다가 잠시 한국에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물론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 시설을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내 집이 주는 ‘편안함’과는 비교 불가”라고 했다.

국내에 직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많다. 하지만 주택 단기 임대 거래만 주력으로 하는 곳은 삼삼엠투가 유일하다. 한 달 살기를 표방하는 ‘리브애니웨어’가 있지만, 주로 관광이나 여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숙소라는 점에서 다르다.

박 대표는 중개소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월세 집주인’을 상대로 단기 임대 세입자를 받도록 설득했던 일을 꼽았다. 애초 2년간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집을 내놓은 사람들이라, 단기 임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공급만 창출해 낼 수 있다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었다”면서 “2019년 12월에 자신 있게 회사를 론칭했는데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 첫해 성사된 계약 건수는 126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삼삼엠투는 꾸준히 성장했다. 현재 매달 약 20만 명이 방문하고, 누적 2만5000건 이상의 계약 건수를 올렸다. 박 대표는 성공 비결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은 속성상 정보가 상당히 비대칭적이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각각 아는 정보의 질과 내용이 다른데 서로 공개를 잘 안 한다”라며 “이에 우리가 양측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삼엠투 이용 고객 전부 모두 비대면 계약을 한다. 정확한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과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컴플레인(불만)은 없냐’는 질문에 “요즘 호스트팀이 활약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집주인들에게 정보를 확인하고 실제와 다른 부분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직접 ‘이 집이 좋아요’라고 피력하는 것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때 훨씬 더 계약이 잘 된다”라고 했다.

박 대표는 향후 단기 임대가 또 하나의 주거 형태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에선 단기 임대는 아주 일반적인 유형의 임대차 계약이다. 호주의 경우 주 단위 계약도 많다. 그는 “우리나라는 임대차 시장이 매우 획일적이다. 2년짜리 전세와 월세가 전부”라며 “새로운 형태의 공급을 창출해 세입자들의 선택권을 더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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