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스틱'은 이제 잊어라…체질 바뀌며 8kg 벌크업, 나승엽은 거포의 꿈을 꾼다

조형래 2024. 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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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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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래리 서튼 전 감독은 지난 2021년, 당시 신인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나승엽을 향해 ‘치즈스틱’이라는 별명을 지었다.

입단 당시 190cm, 82kg의 체격 조건을 갖고 있던 나승엽이었다. 탄탄한 몸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삐쩍 마른 몸이었다. 이런 나승엽의 몸을 서튼 전 감독은 길고 가는 치즈스틱에 비유했다. 배트와 같다고도 했다. 농담의 성격이 강했지만 그만큼 나승엽은 힘을 제대로 쓰기에는 힘든 체격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지명 받은 나승엽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탐을 냈던 재능이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가계약까지 맺었지만 코로나19로 불확실한 미국 상황에 구단의 간곡한 설득이 더해지면서 나승엽은 롯데 유니폼을 그대로 입었다. 2라운드 선수지만 5억 원의 계약금은 나승엽을 향한 기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나승엽은 데뷔 첫 시즌에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60경기 타율 2할4리(113타수 23안타) 2홈런 10타점 OPS .563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다. 

상무에서는 2시즌 모두 3할 타율을 넘기며 활약했다. 2022년 82경기 타율 3할(287타수 86안타) 7홈런 64타점 60득점 OPS .903, 2023년에는 84경기 타율 3할1푼2리(295타수 92안타) 5홈런 57타점 62득점 OPS .869로 활약했다. 상무에서 보낸 2시즌, 140볼넷 99삼진으로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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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상무에서 체질이 바뀌었다. 데뷔 당시 프로필상에서는 82kg이었지만 실제로는 80~81kg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해 프로필상 체중은 85kg였고 현재는 89kg까지 증량했다. 과거 말랐던 몸으로 치즈스틱이라고 불린 별명도 잊을 정도로 탄탄해졌다. 나승엽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것도 있는데 상무에서 못 먹었던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체질이 바뀌고 규칙적인 생활도 하면서 벌크업이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감을 찾았고 여유도 찾았다. 타격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었다. 그는 “상무에서 경기를 매일 나가니까 여유가 생겼고 경기를 뒤면서 상황에 맞는 타격들을 생각하게 됐다”라면서 “또 박치왕 감독께서 타격에 많이 진심이다.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고 또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초반, 안타는 많이 치긴 했지만 장타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단타였다. 생각해보니 너무 안타만 치려고 했던 것 같았다. 타격 포인트를 뒤에 두고 안타만 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라면서 “그래서 후반기부터 타격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더 옮겼더니 장타가 많이 나온 것 같다. 타구에도 힘이 더 붙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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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이 많아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전에는 삼진을 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삼진에 대한 생각이 사라진 것 같다”라면서 “삼진을 안 당하려고 하다 보면 자꾸 좋은 공을 놓치게 되고 소극적으로 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치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달라진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나승엽은 2021년 데뷔 시즌, 그 누구보다 공을 많이 보던 선수였다. 타석 당 4.4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당시 롯데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였다. 타석에서 적극적인 유형의 선수는 아니었다. 이러한 습관을 버렸다. 상무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었다.

이제는 공을 지켜보고 맞히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진짜 타격을 하고 타구를 더 멀리 보낼 생각을 했다. 홈런을 노리는 타자로 거듭나려고 한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캠프 내내 선수들을 향해 공격적인 접근법을 강조했다. 달라진 나승엽이 눈도장을 받을 확률도 높아졌다.

당장 수비 포지션은 내야에 집중하고 있다. 상무에서는 1루수를 주로 봤지만 현재는 3루 위주로 다시 훈련을 받고 있다.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되면 한동희 이주찬 오선진 최항 정훈 이정훈 등의 3루와 1루 자원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스스로 그는 “이제는 마냥 신인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도 올해는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말하면서 “안 다치고 풀타임을 뛰면서 1군에 계속 붙어있고 싶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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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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