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혜자예금 실종사건…KB·하나銀 2%로 낮출때 딱 한곳만 남겼다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2024. 1. 2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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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금리 2.6~4%에 머물러
작년 11월 많던 4%대 상품
현재는 수협상품 1개에 그쳐
[사진 출처=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를 종료에 기대가 나오고 국내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인터넷은행 등에서 4%대 금리(기본금리 기준, 우대금리 제외)의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작년 11월께에는 기본금리 4.1% 정도의 정기예금이 눈에 띄었지만,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조달 비용이 내려가 수신에 대한 수요가 줄고 대출금리도 낮추는 낮추는 상황이 나타나자 작년 말 부터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연 4%대(기본금리)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Sh수협은행의 ‘헤이 정기예금’이 4%로 유일했다.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 예금통장이’ 연 3.90%였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2.60%로 가장 낮았다.

인터넷은행에서도 연 4%대 예금을 찾을 수 없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각각 ‘카카오뱅크 정기예금’과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이 있었지만 금리는각각 연 3.6, 연 3.7%에 그쳤다.

다만 기본금리에 우리금리를 더한 최고금리는 연 4% 이상 금리를 주는 상품이 6개 있었지만, 이 중 4개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등 특별 거래를 전제로 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기본금리를 4.1% 정도까지 주는 상품도 있었다”며 “작년 12월께 부터 금리하락 등의 추세를 반영해, 정기예금 등의 기본금리로 4% 아래로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진 주요 원인으로는 은행채 금리가 지난해 11월부터 빠르게 하락한 점이 꼽힌다. 은행입장에서는 은행채 금리의 하락이 자금 조달 비용의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전보다는 은행채 활용의 매력이 높아지고 금리를 높여 예적금을 유치하는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1년물·AAA등급) 금리는 지난해 10월말 4.15%까지 올랐지만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11월말 3.96%로 떨어진 뒤 12월말 3.71%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19일 기준으로는 3.58%로 지난해 10월부터 2달 반가량 동안 무려 0.57%포인트가 빠진 셈이다.

은행의 예금 의존도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은행채 발행 규제가 풀리면서 은행들은 자금 확보가 보다 쉬워졌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동안 연 금리 4%대 예금을 다시 보긴 힘들 것”이라며 “예금 금리를 올리면 대출 금리도 올려야 하므로 여러모로 (금리를) 무리하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작년 말부터 미국 국채금리가 떨어졌다”며 “이에 한국 국채금리와 은행채 금리도 하향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말 4.92%에서 같은 해 12월 말 3.86%로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자 정기예금 잔액을 줄고 요구불 예금은 늘었다. 투자처를 찾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7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598조7041억원) 대비 18조439억원(3.01%)이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정기 예·적금 잔액은 913조8633억원에서 895조1589억원으로 18조7044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내리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편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10조6275억원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4년 4분기 고금리 예금을 대거 유치했던 은행들이 이를 재유치 하는 과정에서 만기시점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6개월·1년 등으로 분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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