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사면 1000만원 드려요" 줄줄이 출혈경쟁…이러다 피바람 분다?

강주헌 기자 2024. 1.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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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며 출혈 경쟁에 나섰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보조금 삭감 기조에 더해 차량 판매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정책은 전 세계적인 보조금 삭감 기조에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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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연식 변경 모델 ‘2024 아이오닉 6’를 오는 8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7일 밝혔다. 2024 아이오닉 6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트림별로 기본화하고 신규 패키지를 운영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며 출혈 경쟁에 나섰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보조금 삭감 기조에 더해 차량 판매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독일에서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Y 퍼포먼스 가격을 9%, 8.1%에 해당하는 5000유로(약 730만원)씩 인하했다.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에서도 가격을 최대 10.8% 인하했다. 테슬라는 올해 초 중국에서도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각각 5.9%, 2.8% 내렸다.

지난해 초에는 테슬라가 먼저 가격을 내리고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내리면서 경쟁이 이어졌지만 이번엔 BYD가 선공했다. 테슬라에 앞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BYD는 독일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15% 인하했다. BYD의 주력 차종인 아토(Atto)3 판매 시작 가격은 4만7000유로(약 6800만원)에서 4만유로(약 5800만원)로 낮아졌다.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정책은 전 세계적인 보조금 삭감 기조에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구매가 둔화한 가운데 각국에서 보조금까지 삭감되면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자체 할인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급 규정을 강화했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완성차 업체는 그만큼 자체 할인을 감행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주는 보조금을 주는데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전기차 공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아 현재 생산하는 차들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할인해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미국에서 2024년형 아이오닉 5·6와 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하는 개인 소비자에게 750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아 미국법인은 이달 3일부터 오는 3월 4일까지 2023·2024년형 EV6와 니로 EV를 구매하는 개인 소비자에게 모델별로 3000~7500달러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EV6 2023년형을 구매할 경우 7500달러, 2024년형은 5000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도 최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ID 시리즈 출고가를 최대 30%가량 인하했고 일부 모델이 미국 IRA 보조금 명단에서 제외된 제너럴모터스(GM)도 자사 차종에 대해 자체적으로 최대 7500달러 할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를 두고 '치킨게임'으로 번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현실적인 비용 수준을 무시한 채 살인적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격 할인 경쟁은 결국 전기차 업계에 피바람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를 팔아야 하는 배경에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율 등을 충족시키면서 내연기관차 판매로 수익을 내야 하는 업계의 고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로는 돈을 벌기 힘들고 내연기관차를 팔아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 전기차에 대한 의무 판매 비율을 맞춰야 내연기관차를 팔 수 있다"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는 결국 시간 문제겠지만 그전까지는 심화하는 가격경쟁에서 기업들이 견뎌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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