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변심, 3월이 분수령

한겨레 2024. 1. 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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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최근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11월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하던 입장을 바꿔 금리 인하 기대가 과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본연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색채로 돌아온 것이다.

역레포가 소진되면 양적긴축 효과가 은행 지급준비금으로 집중될 수 있는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지급준비금 축소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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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승혁의 꼬리무는 경제
. 2023년 7월2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최근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11월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하던 입장을 바꿔 금리 인하 기대가 과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본연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색채로 돌아온 것이다. 연준이 정책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자 시장 역시 올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춰 보기 시작했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분위기 역시 바뀌기 시작했다. 1280원 부근까지 내려앉았던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에 힘입어 1340원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금리 역시 2년물과 10년물이 다시 연 4%를 넘어서며 지난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하락분을 반납했다.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은 연준의 의도는 무엇일까.

첫째, 인플레이션 안정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하며 전문가들 예상 수준(3.2%)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시장 기대에 못미치자 ‘데이터 의존’을 강조해온 연준이 태도를 바꿨다고 짐작할 수 있다. 섣부르게 금리를 인하했다가 재차 물가가 올라버렸던 ‘폴 볼커의 실수’를 경험한 연준 입장에서는 인하 기대감을 시장에 심어줄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둘째, 양적긴축(QT)이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 시장은 역레포 잔액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역레포가 소진되면 양적긴축 효과가 은행 지급준비금으로 집중될 수 있는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지급준비금 축소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양적긴축 역시도 같이 종료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 통화감독청 책임자가 은행들이 1년에 한번은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를 이용하게 할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재할인창구는 은행들이 단기자금이 부족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창구다. 다만 이를 이용하는 은행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낙인이 찍히는 탓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지는 않았다. 만약 은행들이 재할인창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제도가 사라진다 해도 지급준비금 부족은 피할 수 있다.

이는 역레포 소진 이후 지급준비금이 축소될 때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방향이라 볼 수 있다. 양적긴축에 의한 유동성 회수가 연장돼 은행 지급준비금이 조금씩 줄어도 고금리 및 긴축 환경을 유지하여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잡도록 노력한다는 함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연준이 급하게 금리를 내릴 유인은 약해 보인다.

올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으나 연준은 조금씩 다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예상과 달리 3월 금리가 동결될 경우, 금리 인하를 전제로 설정된 포지션들의 일시적 되돌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NH선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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