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역지사지/이순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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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사물 보는 눈이 저절로 깊어지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넓어질 줄 알았다.
노력하지 않아도 시간의 힘이 누구에게나 주는 당연한 선물로 여겼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이럴 때 새겨야 할 고사성어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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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사물 보는 눈이 저절로 깊어지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넓어질 줄 알았다. 노력하지 않아도 시간의 힘이 누구에게나 주는 당연한 선물로 여겼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지내다 보니 성질은 옹졸해지고, 아집만 느는 것 같아 부끄럽다.
이럴 때 새겨야 할 고사성어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상대편의 처지와 형편을 내 것처럼 바꿔서 생각해 본다면 무례와 오해로 인한 실수는 줄어들고 공감과 소통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물론 말처럼 실천은 쉽지 않다.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자신과 타인에게 적용하는 잣대가 다른 ‘내로남불’의 유혹에 굴복할 때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그래도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조금씩 나아가 보려 한다. 노력한 만큼, 애쓴 만큼 쌓이는 게 연륜 아닌가. 나에게만 집중했던 좁은 시야를 넓혀 다른 사람의 아픔과 불행을 돌아보는 측은지심(惻隱之心)도 되새겨 본다.
이순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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