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명절 앞두고 우울한 농가 언제쯤 웃을까

이민우 기자 2024. 1.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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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값이 생산비 밑으로 하락해 도산위기에 놓인 양돈농가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가 잡겠다고 돼지고기 공급을 늘린다니요."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돈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오히려 농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1㎏당 평균 5119원(1월 기준)에 달하는 생산비 밑으로 돼지고기값이 지속되면 파산에 이르는 농가들이 늘어날 게 분명했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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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값이 생산비 밑으로 하락해 도산위기에 놓인 양돈농가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가 잡겠다고 돼지고기 공급을 늘린다니요.”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돈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오히려 농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금 양돈업계는 유례없는 돼지고기값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당 평균 5000원대를 유지하던 돼지고기 경락값은 12월 들어 4000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연말이면 송년 모임과 연휴에 힘입어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경기침체 여파로 이같은 특수가 실종되며 재고가 적체, 오히려 가격 하락세가 심화됐다.

새해 들어서도 돼지고기값은 반등하지 못하고 지난해 동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가 15일 정부에 ‘양돈농가 긴급경영안정대책 마련’을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나설 정도다.

협회가 제안한 대책에는 돼지고기값 안정을 위한 민관공동 수매사업 추진과 함께 특별사료구매자금 신설,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생산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이 들어가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돼지고기값을 생산비만큼 올리기 위한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것은 생산자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1㎏당 평균 5119원(1월 기준)에 달하는 생산비 밑으로 돼지고기값이 지속되면 파산에 이르는 농가들이 늘어날 게 분명했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이같은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16일 발표한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에는 양돈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되려 도축장 주말 정상운영 등을 통해 돼지고기 공급량을 평상시 대비 1.3배 늘리겠다는 방안만 담겼다.

산란계농가도 마찬가지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산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일부 매체가 달걀 수급불안 우려를 제기하자, 정부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112만개 미국산 달걀에 대해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해 수입하게 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최근 몇년간 설·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산지 상황과 무관하게 물가안정을 명목으로 대규모 할당관세정책 등을 펼쳐 원성을 산 바 있다.

이제 이같은 정책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한편 생산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명절 수급대책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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