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량자급률, 착시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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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식량자급률이 6년 만에 이례적인 반등세를 보였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3년 양정자료'에 따르면 2022 양곡년도의 식량자급률은 49.3%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2년 식량자급률이 회복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는 2022년 양곡년도 쌀 생산 증가량(37만5000t)을 크게 넘어서 자급률 상향의 주된 원인이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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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모·수요보정 현상왜곡 우려
2022년 식량자급률이 6년 만에 이례적인 반등세를 보였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3년 양정자료’에 따르면 2022 양곡년도의 식량자급률은 49.3%로 집계됐다. 이는 전 양곡년도 자급률인 44.4%에서 무려 4.9%포인트가 뛴 것이다. 줄곧 미끄럼만 타던 식량자급률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2022년 식량자급률 반등의 주된 원인은 생산량 증가다. 쌀 자급률의 경우 2022 양곡년도 쌀 생산량이 388만2000t으로 전 양곡년도보다 10.7% 늘어 자급률이 104.8%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콩과 밀 역시 생산량이 소폭 늘어 식량자급률 회복에 손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022년 식량자급률이 회복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쌀 감모량과 수요량 보정이다. 2022 양곡년도 쌀 수급표상의 ‘감모·기타’는 6만2000t으로 전 양곡년도 49만2000t 대비 무려 43만t이나 줄었다. 이는 2022년 양곡년도 쌀 생산 증가량(37만5000t)을 크게 넘어서 자급률 상향의 주된 원인이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생산량을 수요량으로 나눈 것으로 국내 생산량이 늘면 자급률이 올라가지만 유통·보관상의 감모량이나 수요량을 조정해도 상승하게 돼 있어 숫자놀음의 착시에 빠질 위험이 상존한다. 이미 우리는 2011 양곡년도에 쌀 생산량 감소에다 20%에 달하는 감모·수요 보정량 때문에 식량자급률이 3.3%포인트나 급락해 양정 틀까지 흔들렸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차제에 식량자급률을 ‘공급영양소(칼로리)자급률’로 재편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면 한다. 몇몇 과일을 제외하고 모든 농축산물시장이 열린 상황을 감안하면 곡물은 물론 육류와 과채류까지 국민이 섭취하는 모든 식품의 자급률을 나타내는 칼로리자급률로 양정 중심의 식량자급률을 대체하자는 얘기다. 2021년 식량자급률은 44%가 넘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산정한 칼로리자급률은 32%에 불과하다. 칼로리자급률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국민 영양소를 70% 가까이 수입 농축산물에서 얻고 있는 현실을 더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만큼 현실 왜곡과 착시 논란을 빚는 곡물 위주의 식량자급률보다는 국민 전체 영양소의 대외 의존도 지표인 칼로리자급률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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