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월급 500만원... 3단계로 준비하세요
은퇴 후 매달 얼마씩 필요할까. 국민연금연구원이 2021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은퇴 생활을 할 경우 한 달에 33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매달 330만원으로는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노후 생활비를 적게 책정하면 삶이 팍팍해질 수 있다”며 “많은 은퇴자들은 매월 400만~500만원은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했다. 김 상무는 소셜미디어에서 ‘므두셀라’라는 부캐(원래 모습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 9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공개된 ‘지금부터 준비하는 은퇴스쿨’(이하 은퇴스쿨)과 작년 12월 22일 열린 ‘2024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은퇴 후 월급 500만원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에서는 김 상무와 함께 국내 최고 노후 설계 전문가로 꼽히는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도 함께 나섰다.
◇목돈보다 매월 현금 흐름이 중요
은퇴 설계 시 보통 은퇴 시점에 얼마나 필요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은퇴 일시금이라고도 한다. 은퇴 후 사망까지 기간과 월 생활비를 곱하면 된다. 예컨대 정년이 60세이고, 85세에 사망한다고 가정하면 은퇴 생활 기간은 25년이다. 매달 평균 500만원을 쓴다고 하면 1년이면 6000만원이고, 은퇴 시점에 15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매년 생활비는 불규칙하고, 물가와 투자 수익률도 일정하지 않다. 은퇴 기간도 평균 수명을 가정했지만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은퇴 후 필요한 돈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은퇴 시점 목돈(곳간형 자산)보다 매달 현금이 나오는 자산(우물형 자산)을 중심으로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 곳간형 자산은 현금·예금·부동산, 우물형 자산은 국민연금·주택연금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우물형 자산으로 월 500만원을 확보하려면 막막할 수 있다. 본인이 이미 확보한 연금부터 점검해보자.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의 ‘내 연금 알아보기’나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은퇴 후 받을 연금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서울 거주 연금 수급자의 1인당 월 평균 지급액은 60만원이었다. 맞벌이 부부라면 120만원가량이 확보된 셈이다. 55세인 은퇴자 A씨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을 통해 공시가 12억원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받는다고 할 경우, 매달 180만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으로 300만원이 마련되는 셈이다.
◇연금계좌 가입하고 리츠·채권도 활용
A씨가 은퇴 후 필요한 월급 500만원 중 남은 200만원을 확보하기 위해 김 상무는 연금 계좌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김 상무는 “연금 계좌 가입자는 한 해 최대 900만원을 세액공제받으며 저축할 수 있다”며 “그 900만원을 10년간 저축으로 연 3% 수익을 내면 1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재영 부사장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채권을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사무실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주주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 금융상품이다.
조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리츠의 천적이 금리이지만, 금리가 하락 전환하게 되면 리츠 주가가 반전할 것”이라며 “금리 정점 부근에서는 리츠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또 “3년 이상 투자하면 투자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15.4%의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이 아닌 9.9% 세율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역시 정해진 이자율에 따라 꼬박꼬박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월지급식 채권이나 이자 지급 시기가 다른 여러 채권을 활용해 매달 이자가 들어오게 만드는 일명 ‘풍차돌리기’ 방식으로 설계하면 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담은 김 상무와 조 부사장의 강연은 각각 23일과 다음달 6일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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